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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정적 순간
-쌩라자르 역 뒤에서
손현숙
비 갠날 오후 햇빛은 쨍, 바닥은 흠뻑 젖어 그림자 짙다 지금은
세상이 정지한 시간 발바닥과 발바닥을 마주 대고 한 남자는 날고,
한 남자는 땅속으로 파고든다 한 발은 공중으로, 또 한 발은 살짝
땅을 벗어나서 새처럼 날았던가, 바람처럼 가볍던가, 저 남자 흙탕물
튕기면서 엄마야, 바닥으로 곤두박질치겠다
카메라의 속도는 일 초를 몇천 번으로 쪼개어서 한순간 정지!
가끔은 이런 시간 혹시, 내가 사는 지금이 아닐까 어느 별로 가야하는
길목에서 찰나, 나는 새끼를 낳고, 이별을 하고, 먹고, 자고, 팔다리
흔들면서 영원을 사는 것은 아닐까
여기, 한 남자가 끊어진 다리 위를 껑충, 뛴다 인화지 밖의 시간은
저 남자의 추락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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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지금 특별한 사진 한 장을 보게 된다. 이 시의 배경은 모네의 그림, 쌩라자르 역 뒤에서이다. 공중으로 솟구쳐오르면서 낙하하는 한 남자의 동적인 움직임을 한 컷씩, 시인은 차르르 넘기고 있다. 자! 한 컷속에 정지된 남자의 연속적인 슬로 모션에서 ' 발바닥과 발바닥을 마주대고 한 남자는 날고, 한 남자는 땅속으로 파고든다'
여기서 피사체를 포착하는 '카메라의 속도는 일 초를 몇천 번으로 쪼개어서 한순간 정지!' 되는 것이다. 시인은 지금 그 순간의 컷을 놓치지 않는다 게다가 정지시켜서 목도하고 더욱이 한 컷, 한컷속에서 인생의 순간들이 연속적인 장면들을 만들어내는 것이 곧 그렇게 '내가 사는 지금이 아닐까 어느 별로 가야하는 길목에서 찰나, 나는 새끼를 낳고, 이별을 하고, 먹고, 자고, 팔다리 흔들면서 영원을 사는 것' 자신의 '삶임을 목도한다.
한 남자가 공중에 떠 있는 순간, 순간의 찰나의 시간처럼 인화지 속에서 살고있는 우리는 바로 여기! 순간의 연속! 순간의 셔터속도 안에서 완성되는 한 장의 삶이자 지금 또한 연속성으로 인화중인 것임을! 이 시속에서 시인의 후레쉬는 촌철하여 발광한다. 우리 삶을 되돌아 보아 각성하게 하고, 바로 '그것' 이 지상에서 가장 또렷한 '결정적 순간들'이라고! 또한 이 시는 말한다 "자. 이것이 바로 당신과 나 자신의 사진입니다!"
신지혜<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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