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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침의 시
水墨정원 9-번짐
장석남
번짐,목련꽃은 번져 사라지고여름이 되고너는 내게로번져 어느덧 내가 되고나는 다시 네게로 번진다번짐,번져야 살지꽃은 번져 열매가 되고여름은 번져 가을이 된다번짐,음악은 번져 그림이 되고삶은 번져 죽음이 된다죽음은 그러므로 번져서이 삶을 다 환히 밝힌다또 한번-저녁은 번져 밤이 된다번짐,번져야 사랑이지산기슭의 오두막 한 채 번져서봄 나비 한 마리 날아온다
--------------------번짐이다. 일체 만물이 개체로서 존재하지 않고 서로 물감처럼 번지며 전체를 완성해가고 있음을 일깨운다. 이것이 번지기에 그것이 오고 그것이 번지기에 저것이 오는 것이다. 주고받음의 상쇄에 의해서 경이롭게 열리고 닫히는 원융회통의 세계를 말한다. 이 시 한편, 고승대덕 오도송이 따로 없다!
장석남 시인은 덕적도 출생. 1987년 [경향신문]신춘문예로 등단. 시집으로 <새떼들에게로의 망명><지금은 간신히 아무도 그립지 않을 무렵><젖은 눈><왼쪽 가슴 아래께에 온 통증><미소는, 어디로 가시려는가>등이 있으며, 김수영문학상, 현대문학상을 수상했다. 현재 한양여대 문예창작과 교수.
<신지혜.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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