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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의 시
팽나무가 쓰러, 지셨다
이재무
우리 마을의 제일 오래된 어른 쓰러지셨다고집스럽게 생가 지켜주던 이 입적하셨다단 한 장의 수의, 만장. 서러운 哭도 없이불로 가시고 흙으로 돌아, 가시었다잘 늙는 일이 결국 비우는 일이라는 것을내부의 텅 빈 몸으로 보여주시던 당신당신의 그늘 안에서 나는 하모니카를 불었고이웃마을 숙이를 기다렸다당신의 그늘 속으로 아이스케끼 장수가 다녀갔고방물장수가 다녀갔다 당신의 그늘 속으로부은 발들이 들어와 오래 머물다 갔다우리 마을의 제일 두꺼운 그늘이 사라졌다내 생애의 한 토막이 그렇게 부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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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팽나무는 마을의 가장 큰 나무이면서 마을에서 가장 오래된 나무였다. 인간과 더불어 산 이 팽나무는 마을의 가장 큰 웃어른이시며 모두에게 마음의 큰 그늘을 드리워주었던 것이다. 게다가 마을의 추억을 함께 했으니 그 팽나무의 쓰러짐이란, 오죽 안타까움과 서운함이었겠는가. 오늘날은 자연에 대한 고마운 마음의 결여, 그리고 자연이 인간에게 베풀어주는 큰마음을 외면한 채 마구잡이로 생태 환경파괴가 가속화되고 있는 실정이 아니던가. 인간의 삶과 같이 하며 큰 품을 열어 그늘을 내려놓던 팽나무! 그렇다. 자연과 물아일체로써 더불어 사는 삶에 대하여 큰 각성으로 되돌아보도록 해야 하리라.
이재무 시인은 충남 부여출생. 동국대학교 국어국문학과 석사과정 수료. 1983년 『삶의 문학』으로 등단하였으며, 시집으로 <섯달 그믐> <온다던 사람 오지 않고> <벌초> <몸에 피는 꽃> <시간의 그물> <위대한 식사> <푸른 고집>이 있으며, 산문집 <생의 변방에서> 등이 있다. 난고문학상, 편운문학상, 윤동주시상을 수상했으며, 현재 동국대학교 문예창작과 대학원에서 강의. <신지혜. 시인>
<신지혜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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