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네이도- 신지혜 시집 (상상인시선)
<추천글>
신지혜 시인이 바라보는 세계는 크게 세 개의 층위로 이루어져 있다. 그 첫 번째는 유한하며 끊임없이 변화하다가 소멸하는 물질적 세계이며, 두 번째는 그것들의 초월적 영혼이자 무한 자아인 아트만이고, 세 번째는 앞의 두 가지를 모두 포괄하는 더 큰 우주적 세계의 근원으로 걸림 없이 자유자재 넘나드는 것이다. 신지혜 시인의 시는 남달리 큰 우주적 스케일의 사유와 변화무쌍한 상상으로 무한천공을 잘 노닌다. 이 시집은 그 누구도 예측불허하는 시인의 폭넓은 시선이 펼쳐내는 ‘우주’의 파노라마이다.
-오민석(문학평론가. 단국대 교수)
<출판사 서평>
그간 세간에 우주시인으로 잘 알려진 신지혜 시인이 이번에 새 시집 ‘토네이도’를 출간했다. 그의 깊이 있는 사유와 시선은 매우 세밀하면서도 측정 불가할 정도로 실로 무한 광대하다. 신지혜 시인의 시는 우주를 간단없이 넘나들며 차원을 초월하기도 하고, 기상천외한 상상력으로 무한 깨달음의 세계로 왕래하기도 한다. 그의 시는 우리 앞의 가시적 세계와 비가시적 세계마저 일거에 소통하며 꿰뚫고 있으며 그의 시적 행보는 어디에도 묶이지 않는 자유로운 상상력과 예리한 직관력으로 촘촘히 교직돼 있어 독자로 하여금 특별한 즐거움을 느끼게 한다. 그의 예측 불가능한 상상력과 깊이 있는 통찰은 가장 현실적이면서도 동시에 초월적인 경지로 우주체를 통째로 돌리고 있다. 시인은 남다른 자신만의 독창적 시세계를 훨훨 펼쳐 보여주고 있다. 이 시집은 그 우주적인 영혼의 경전이자 독특한 시적 변혁이다
<저자 약력>
신지혜 시인
서울출생
2000년 미주 중앙일보 신춘문예
2002년 『현대시학』으로 등단
시집 『밑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우수문학도서 선정
재외동포문학상 시부문 대상
미주동포문학상 최우수상
미주시인문학상
윤동주 서시 해외작가상
뉴욕중앙일보, 보스톤코리아신문, 뉴욕일보,
뉴욕코리아, LA코리아, 월드코리안뉴스 및
다수 신문에 좋은시 고정 컬럼연재
세계계관시인협회 (UPLI) United Poets LaureateInternational Member
이메일: shinjihyepoet@hanmail.net
시인의 말
한 사람이
미동도 없이
이 세상과 면벽하고 있다
이 지구상에서
치열한 삶을 살고 있는
모든 선한 존재들에게
이 시집을 바친다
이 지구가 돌아가는 이유는
오직 그들 덕분이다
허드슨 강가에서
2020년 9월
신지혜
시집 속의 시 한 편
토네이도
대륙을 강타한 토네이도 너는 처음에 무화과나무 밑에서 부스스, 가느다란 실눈을 떴지 고요해서 숨이 막혀요 너는 이따금씩 울부짖었지 너는 마침내 홀로이 길을 떠났지 너의 가느다란 휘파람으로 들꽃의 울음 잠재워주곤 했지 나 자신이 누구야, 대체 누구란 말이야, 너는 외로움 씨눈 하나 빚었지 너는 천천히 스텝을 밟게 되었지 누군가 너를 상승시켰지 점점 격렬해졌지 벌판 들어 올리고 내려놓으며 바다 철버덕 내리치며 빙글빙글 도는 동안, 휘말리는 대지, 바다, 허공이 너에게 자석처럼 달라붙었지 네 몸이 점점 부풀어 올랐지 루핑들이, 입간판들이, 너의 손을 잡고 달려주었지
너도 처음엔 아주 미세한 숨결이었어
무화과나무 그늘 밑에서 겨우 부스스 눈을 떴어
처음부터 토네이도로 태어나진 않았어
토네이도는 캔사스 주 들판을 송두리째 뒤엎고 스스로 숨을 거두었다 할딱이는 가느다란 숨결은 나뭇잎 한 장 뒤집을 힘도 없이 어느 오후 공기의 대열 속에 틀어박혀 고요한 공기 눈알이 되었다 마치 한 사람의 격렬한 인생처럼, 치열하게 광란하던 한 시절만이 벌판의 전설이 되었다
시집
차례
토네이도 _ 019
풍경을 치다 _ 020
꽃들의 진화 _ 022
물방울 판타지 _ 024
나무 한 채 _ 026
허공 기어오르는 노인 _ 028
세미터리 좋은 조상들 _ 030
허공에 밑줄을 긋고 가는 새 _ 032
얼굴 만다라 _ 034
검정쥐눈이콩 _ 036
내가 들어온 문 하나 있을 것이다 _ 038
이전의 묘법 _ 040
은판나비 _ 041
2부
이 시대의 건축가 _ 045
아름다운 가문 _ 046
곁 _ 048
지구별 어드벤처 _ 050
바람의 팜파탈 _ 052
헬로우, 동두천 _ 054
거인 발자국 _ 056
굿모닝 _ 058
밥 _ 060
줄 _ 062
픽셀의 세계 _ 064
빈집 _ 066
내가 고맙다 _ 068
3부
당신은 늘 흐르고 있습니다 _ 073
우주 모둠탕이 펄펄 끓는다 _ 074
나를 찾습니다 _ 076
나의 아트만에 대한 몇 마디 변론 _ 078
생각의 주름무늬를 위한 노래 _ 080
나는 몇 번이나 옷을 벗고 입었던 것일까 _ 082
촛불의 전설 _ 084
아스바타목 _ 086
거주 증명서 _ 088
나는 발 없는 발을 가졌습니다 _ 090
물의 얼굴 _ 092
나는 찬란한 신들보다 더 오래되었다 _ 094
생일 꽃다발을 사양합니다 _ 096
4부
우주 에너지 _ 101
지구인 명상 _ 102
나는 신을 이해한다 _ 104
염력의 나라 _ 106
나의 백그라운드 _ 108
그동안 애쓰셨습니다 _ 110
대청소 _ 112
마지막 메이크업 _ 114
새들의 지구생활 _ 116
벌레 구멍 _ 118
엎드려 절해보니 알겠다 _ 120
이 세상 저 세상은 에디트가 필요하다 _ 122
물방울 휴거 _ 128
도시로 간 짜라투스트라 _ 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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