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15일 국내 최초의 노동문학관을 건립 개관한 정세훈 시인(사진)이 첫 그림책동화 『훈이와 아기제비들』(푸른사상사)을 펴내 화제다. 어느 깊은 산골 마을, 부모 잃은 아기 제비들을 지극한 정성과 관심으로 돌봐 준 한 소년의 이야기다. 아기 제비들의 힘찬 날갯짓처럼 어린이 친구들을 한없이 높고 넓고 자유로운 하늘로 이끌어 준다.
어느 깊은 산골짜기 ‘안골’이라는 마을, 한 초가집에 ‘훈이’가 살고 있었다. 어느 날, 훈이네 집 서까래에 둥지를 틀고 살던 제비 가족에게 큰일이 생겼다. 엄마 제비와 아빠 제비가 떼제비들의 공격으로 아직 눈도 뜨지 못한 아기 제비 다섯을 남겨놓고 죽었다. 사람이 주는 먹이는 받아먹지 않는다고 아빠가 말씀하셨지만, 훈이는 불쌍한 아기 제비들을 내버려 둘 수가 없었다.
부모 잃은 아기 제비들은 어떻게 될까? 훈이는 과연 다섯 마리의 아기 제비들을 모두 살려 낼 수 있을까?
아기 제비들을 살리기 위해 정성을 다하는 훈이의 모습은 아이들에게 생명력의 소중함을 일깨워 준다. 아기 제비에게 먹일 고추잠자리를 잡는 것도 내키지 않아 하는 훈이의 마음결이 따뜻하기만 하다. 정세훈 시인의 아름답다 못해 눈물겨운 감동적인 이야기에 곁들여진 독특하고도 개성 넘치는 그림 작가의 그림이 그러한 모습을 더욱 생동감 있게 전달해 준다.
계절이 바뀌면 떠나갔던 아기 제비들이 어엿한 어른 제비가 되어 돌아오는 것처럼, 어린이들도 언젠가 어른이 될 것이다. 드넓은 하늘로 날아오른 아기 제비들의 힘찬 날갯짓처럼, 우리 어린 친구들도 『훈이와 아기제비들』을 통해 멋진 날개를 펼쳐 보길 바란다.
정세훈 시인은 출간과 관련 “초등시절 여름방학 때 엄마와 아빠를 동시에 잃은 눈도 뜨지 못한 핏덩이 아기제비들을 곤충 등을 잡아다 먹여 다섯 마리 중 두 마리를 살려낸 체험을 그림책동화로 펴 냈다”며 “이 그림책동화에 우리 어린이 친구들에게 생명의 소중함과 어려운 환경에 처한 이들을 도와주는 것이 그 무엇보다 기쁘다는 사실을 알게 해 주었으면 하는 소망을 심었다”고 밝혔다.
1955년 충남 홍성에서 태어난 정세훈 시인은 1989년 『노동해방문학』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 『몸의 중심』을 비롯해 여러 권이 있고, 동시집 『공단 마을 아이들』, 시화집 『우리가 이 세상 꽃이 되어도』, 장편동화집 『세상 밖으로 나온 꼬마 송사리 큰눈이』, 산문집 『파지에 시를 쓰다』 등이 있다.
그림 작업을 한 화가 김병주 작가와 배인석 작가는 그림그리는 회사 <공간어쩌다보니>를 창립하여 함께 일을 하고 있다. 김병주(1992년생)는 믹스미디어 작업을, 배인석(1968년생)은 회화와 기획을 주로 한다. 회사는 주변 예술가, 단체들과 연대와 품앗이를 지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