찻잎만 보아도 마음은 이미 꽃이다- 강금이 시집
(상상인 시인선 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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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덖은 찻잎을 다관에 넣고 물을 부으면 그전의 상태로 온전히 돌아온다. 고요한 리듬이 파동 친다. 강금이 시인은 생략과 함축을 리드미컬하게 함으로써 그만의 아우라가 돋보인다. 얽힌 마음과 복잡한 언어를 차를 통해 풀어낸다. 슬픔을 장악하는 힘이 있다. 茶는 정신수양의 오래된 매개체이다. ‘차나 한잔 들고 가시게’ 불교의 화두가 된 조주 선사의 끽다거는 참 의미가 깊다. 일상이 곧 道라는 평상심시도平常心是道를 잘 나타내고 있다. 시집 전편에 차향이 가득 하다. 이 시인은 차에 관한 해박한 지식과 茶道를 가지고 있다. 낡아 사라져가는 것들 중에서 도茶는 우리에게 늘 새롭다. 강금이 시인이 차를 대하는 자의식이 충일하고 새로운 영혼으로의 희원을 추구하는 시인의 시심이 남다르다.
- 시꽃피다 조선의 시인
시인의 말
세상에 쉬운 일이 없다지만
한 걸음 내딛기가 힘들다
용기를 내어
차에 젖은 일상의 여백에
설익은 시어들을 조심스럽게 담아낸다
소중한 인연들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따듯한 차 한잔 정성으로 내놓으며
정갈한 다시茶詩를 쓰는 다인茶人으로 살고 싶다
2023년 6월
강금이
시집 속의 시 한 편
녹차
저 퍼런 잎
흔들려도 꺾이지 않은 삶을 살았던 자국
찻잔 아래로 떨구어 내는
눈물 같은 방울들
망울진 잎눈 터트리는 날까지
생을 농축시켰던 연둣빛 찻물
민낯의 진실함일까
하늘을 받쳐 들고
성인들의 고서를 낭독하는 듯하다
이슬처럼 맑아진 차나무 골에서
식어가는 심장에 청아한 온기를 담는다
산다는 것은
남은 시간이 사라지기도 하지만
살아온 시간을 비워가는 것일까
오래된 기억들이 녹음되어
저절로 갇힌 나를 고즈넉이 보듬는 순간
허기진 마음을 비움으로 쓸어내리고
지나간 시간만큼 머무는 미소
깡마른 가슴이 풍성해지고 있다
목차
1부 출렁이는 푸른 옷깃을 따라
차를 마시면
가슴에 차나무 씨를 심었다
봄의 소리를 보고 있다
군자의 기상
호박꽃차
풀꽃 서사
익어가는 나를 본다
단풍잎 닮은 다인찻물 소리
하심으로 담아내는 햇차
신선한 첫 경험
차도구
한 잔의 정
실화상봉수
2부 아픈 통점들이 꽃말로
차꽃의 언어
마음에 스며든 찻잔
봄을 풀고 있는 녹차
느티나무의 환생
개망초꽃차
낮에 뜨는 별
항아리 속의 보이차
녹차는 말한다
무심
다인들의 소리 없는 말
홍차 향기를 따라
작설차
차 바구니
진열장에 갇힌 다완
피우고 싶은 다심
3부 봄의 빗장을 열고
겨울 차밭
가루차의 발화
차실의 다완
차를 달이며 철들어간다
푸른 영혼
매화꽃차
연둣빛 찻잎
오늘을 따뜻하게 사는 법
여고 동창생 여행 이야기
맨드라미꽃차
차를 달이며
고요유 차실에서
녹차향기 따라
차나무의 덕성
머리 깎은 찻상
4부 찻상 앞에 앉아 있다
차 향기가 좋아라
찻물을 끓이며
목마른 향기
찻잎 따던 날
아버지의 자전거
낙엽의 약속
찻잎만 보아도 마음은 이미 꽃이다
청매화꽃
곡우차
밤하늘을 차석으로 펼쳐놓고
찻물 오르는 봄
나비처럼 날아가셨다
봄 언덕에 쑥
茶書를 읽으며
명상
해설 _ 빛으로 난 길
고광식(시인·문학평론가)
저자 약력
• 『문학춘추』 시부문 신인작품상 당선
• 《영광21신문사》 시부문 수상
• 원광대학교 동양학대학원 예문화와 다도학과 졸업 (문학석사)
• 광주카톨릭평생교육원 시 수료
• 전)원광디지털대학교 평생교육원 전임교수
• 현)부풍오감차문화원 이사. 광주문인협회, 문학춘추작가회, 아시아서석문학, 전남여류문학회, 시꽃피다 회원
< 논문 및 시집>
• 「차치료 프로그램이 청소년의 자아존중감과 스트레스에 미치는 영향」 외 3권
• 『찻잔에 담긴 마음의 향기』¸ 『찻잎만 보아도 마음은 이미 꽃이다』
이메일: gang2056@hanmail.net
강금이 시집
상상인 시인선 036 | 2023년 6월 23일 발간 | 정가 10,000원
규격 | 128*205 | 146쪽 | ISBN 979-11-93093-04-7(03810)
도서출판 상상인 | (06621) 서울시 서초구 서초대로 74길 29, 90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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