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보의 강, 그 얼음 성 - 송경애 시집
(상상인 시인선 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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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은 한마디로 감각의 형상화이다. 음악은 청각, 회화는 시각을 통해서 어떤 아름다움을 형상화시키고자 한다. 시도 본질적으로는 언어의 청각적 혹은 시각적 형상화라 할 수 있다. 그러나 감각의 형상화만으로는 어쩐지 허무하다. 삶의 진실이 내면화되어 있지 못한 까닭이다. 송경애 씨는 누구보다도 이 같은 사실을 잘 알고 있는 시인이다. 그의 시에는 아름다운 감각성과 함께 깊은 사색이 담겨 있다. 진솔한 표현, 절제된 감정, 단아한 명상이 한가지로 어울려 핀 한 송이 꽃일까. 아니라면 “새장같이 한 공간에 갇힌 시간의 꼭짓점에서/ 물살을 거스르는 연어의 꼬리”(「시작과 끝의 간극」에서)일까. 따뜻하고 아름답고 그 무엇인가를 생각하게 만드는 시편들이다. - 오세영(시인)
시인의 말
화살 같은 초침 속
그 유속의
정점 위에서
초침의 순간들을 그렸습니다
‘시의 뮤즈’와 접신을 꿈꾸며
그 끈을 꽉 잡고 산 어제와 오늘을
또 허락되는 내일을 살아갈 것입니다
끈질긴 그 시간 속으로
2023년 7월
송경애
시집 속의 시 두 편
사이의 바람
바람과 구름이 기차를 탄다
별의 레일이 빨갛게 달아오른다
별과 하늘은 허리가 무거워 출렁 휘고 허리 휜 하늘은 새의 깃털 속에 고개를 묻는다 새는 겨울 나뭇가지 위에 달그림자로 얼어붙는데 다리가 긴 바람은 초가지붕 위에 눕는다 달의 둥근 얼굴이 박 속으로 숨고 은빛 가루처럼 쏟아지는 달빛은 간이역 난간에 어깨를 기댄다
역과 역 사이
달과 달그림자 사이
그 사이에서 나는 늘
떠도는 바람이다
드라이플라워
어느 교실에서도 배운 적이 없는 꽃의 언어 장미의 언어 투탕카멘의 피라미드 속에서 미라가 된 언어 미라가 된 장미, 고비 사막의 바람에 날리는 모래알 소리로 말을 걸어온다 잠이 덜 깬 나에게 날이 선 말소리, 고막에 생채기를 그으며 뇌의 회로로 향한다 아주 오래전에 살았던 사막여우의 빙의憑依인가 빙빙 도는 뇌의 회로를 타고 오는 꽃의 말 심해보다 깊은 언어 속에서 나는 장미의 말꼬리를 놓쳤다
어느 그믐밤 석궁에 묻힌 샤자한 왕비의 무덤 속으로 내 숨소리가 벼락처럼 내리치는 듯하고 천둥의 장대 끝에 서서 내 정수리를 내려다본다 장미의 말을 프리즘에 가둔 나를
마른 꽃 갈피에서 멈춘 시곗바늘이 옆구리를 툭 치고 간다
목차
1부 마른 꽃 갈피에서 멈춘 시곗바늘
편작은 어디서 잠들고 있을까
샤크콜러
오리무중 세상
시계추 새
모음모음의 물구나무서기
마두금
페루에서 온 미라
화 화
달의 시간
피치카토먼지나비
라르고의 숨결
술의 말
2부 노란 민들레 홀씨, 하얀 혼으로
흰나비 무밥 속으로
서랍
얼음 옷장
별이 된 아버지
흰 구름
통일부에서 온 편지
멀고 먼 강, 그 얼음 길
아우슈비츠의 하늘
장마
모성
산책
고추 타령
골판지
오대산 선재길
3부 저 연둣빛 꽃 속에 웅크리고
음악은
몽블랑에서의 시간
계보의 강, 그 얼음 성
고백
기억의 지속
라스트 댄스
풍금새
유리알 숨
시작과 끝의 간극
변극
내가 없는 시간 속에서
겨우살이
언약의 무게
초대하지 않은 손님, 밤벌레
닿을 수 없는 존재
4부 ‘첫’들이 솟구치는 방
아주 오래된
낮손님
깽깽이풀
물의 마임
무지개다리
말의 안개탑
비밀의 문
경찰청에서 온 문자
로프 공
사과 반쪽
그물망
첫눈
은수저의 춤
단돈 삼천 원 이야기
새들의 에마리오
해설 _ 존재의 본향을 찾아가는 시인의 길
이영춘(시인)
저자 약력
2003년 『문학예술』 등단. 시집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말』 『바람의 암호』 『계보의 강, 그 얼음 성』. 이효석 백일장 산문 최우수상, 춘천 여성문학상 등 수상. 강원대학교 교육대학원 음악교육 전공. 강원여성문학인회 회장. 춘천문학인회, 강원문인회이사, 한국여성문학인회, 한국가톨릭문인회, 한국 시인협회 회원.
babala-ska@hanmail.net
송경애 시집
상상인 시인선 038 | 2023년 7월 25일 발간 | 정가 10,000원
규격 | 128*205 | 140쪽 | ISBN 979-11-93093-08-5(03810)
도서출판 상상인 | (06621) 서울시 서초구 서초대로 74길 29, 90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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