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주위에서 산후조리를 하지 못해서 40-50대에 신체의 관절이 여기저기 쑤시고 아플 때 산후풍이 왔다고 하는 소리를 간혹 듣는다. 혹은 ‘나는 산후조리를 잘했는데 왜 이렇게 허리도 아프고 팔다리도 저린지 모르겠어' 하기도 한다. 이렇듯 산후조리의 중요성은 모두가 알고 있는데, 우리의 어머니 세대에 어려운 경제 형편 때문에 산후조리를 대부분 잘하지 못해서 최근에 와서 50-60대의 산후풍 환자가 많아지고 있다.
그래서 산후조리의 대략적 원칙 및 어떻게 해야 몸에 이로운가를 알아보고자 한다. 분만한 당일과 첫날은 절대 안정을 취하고 누워서 손발을 움직일 정도로 하고, 2-3일은 누워서 가볍게 움직이며 4-6일에는 실내를 가볍게 걸어도 무방하고, 7일 이후에는 집안을 돌아다니고 화장실이나 세면을 위해 움직여도 되며, 10-14일에는 자유롭게 집안을 돌아다녀도 무방하나, 바람을 피하고 찬물로 목욕하거나 세면하지 말고 꼭 따뜻한 물을 사용하여야 한다.
또한 15일 전에는 소화되기 쉬운 음식을 위주로 섭취하고 부부 생활도 삼가 해야 한다. 이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관절계를 함부로 빨리 사용하지 않는 것과, 찬 것을 피하는 것이다. 산후 첫날 및 둘째날은 출산으로 산모의 체력이 많이 떨어진 상태와 골반의 벌어졌던 것이 다시 원 위치로 돌아오는 기간이다. 이기간에 빨리 움직인다든지 손이나 무릎을 너무 일찍 사용하면 관절계에 무리가 되어 산후 관절통을 발생시킨다. 그리고, 산후 3주 이내에 찬 것을 가까이 하고 찬바람을 많이 쏘이게 되면 산모의 기혈(氣血)이 허(虛) 한상태에서 피부의 한선이 열려 있는 곳으로 풍사(風邪;외부에서 침입하는 바람기운)가 침입하여 산후풍을 발생시킨다.
이러한 관계로 산후 조리를 잘해야 하는데 특히 임신중 임신중독증과 같은 질병을 앓은 사람, 난산한사람, 제왕절개술의 환자나 출산시 하혈을 많이 한 사람은 특히 유의 해야 한다.
한방에서는 산후에 치료하는 원칙이 있는데,
첫째, 출산으로 인한 자궁 및 골반의 충혈 및 어혈을 제거하는 약을 먼저 사용한다. 출산후 1주일 이내에 주로 사용하며, 이때 부종을 제거하는 약을 병행하여 사용한다. 당귀와 천궁이 중심약제가 되는 생화탕(生化湯))에 택란을 가미한다. 어혈과 부종이 제거되면 하복통과 요통이 사라지게 되고, 산후오로(산후 질분비물)도 현저히 줄게된다. 이는 복부의 수축도 촉진시키고, 원래 상태로 돌아가게 하여 복부비만도 현저히 감소 시킬수 있다. 요즈음은 산후의 복부비만이 문제가 많이 되는데, 특히 이시기(출산1일내)에 어혈과 부종의 제거가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한다.
둘째, 요통이나 관절계의 통증을 치료하며 기혈이 허약해진 것을 보충한다. 첫번째 방법을 사용했는데도 요통 및 관절통이 나타나면 관절을 보강해주는 방법을 사용하고, 기혈의 보충을 통해 출산전의 상태로 유도한다. 관절계는 대개 근골허약 상태에 풍사(風邪)가 낀 것이 많으므로 혈풍탕(血風湯)) 으로 풍사를 제거하며, 허약증이 심하게 나타날 경우는 보허탕(補虛湯)에 환자의 증상에 따라 통증약을 약간 첨가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민간에서 사용하는 가물치나 호박을 달인 것을 많이 복용하는 것을 볼수 있는데, 이는 산후 부종을 빼는 작용을 한다. 아울러 사삼(잔대 라고도함)을 같이 달여 먹어도 좋다. 사삼은 산후에 영양을 보충시켜 관절을 윤활하게 하는 작용을 함께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통증이 오게되면 산후풍으로 이행하는데, 출산후 1월이 경과하거나 시일이 경과하여서 뼈마디가 아프고 쑤시는 것을 총칭 산후풍이라 한다. 산후풍은 하나의 진단명이기 보다는 다양한 통증이나 저림증을 포괄하여 일컫는 개념이다. 주로 관절 및 팔다리의 혈액순환계에 증상을 나타낸다. 산후풍은 산모가 아기에게 모유를 집적 먹여서 자신의 건강이 약화 될 때 또는 시댁어른이나 부양가족이 많아서 스스로 몸조리를 하지 못하는 부인에게서 많이 걸린다. 즉, 관절이나 팔다리를 아껴야 할 때 너무 빨리 사용하여서 발생하는 결과인 것이다. 예로부터 출산후 금줄을 쳐서 외부인의 출입을 금하거나 찬물이나, 찬바람을 쐬지 못하게 한 것 등에서 이러한 질병을 미연에 방지하고자 하는 우리 조상들의 지혜를 엿볼수 있다.
다음에는 산후 조리 과정중 젖몸살(유선염)로 고생하는 분이 많으므로 이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유선염은 출산 후에 오한과 함께 38-39℃의 발열이 나며 유방동통, 국소발적 및 경결이 나타난다. 유선염이 생기면 유선일부에 멍울이 생겨 아이에게 젖을 물리면 젖꼭지가 아프고, 유방이 벌겋게 부어오르며 심하면 고열이 나기도 한다. 울혈성 유선염은 분만후 2-4일에 나타나며, 경우에 따라 젖을 짜내면 바로 풀어지기도 한다. 하지만 분만후 2-4주에 나타나는 화농성 유선염은 농을 삭이는 약을 빨리 복용해야 하며 수유를 중단해야 한다.
울체성 유선염이나 경결의 경우는 적극적으로 수유하거나 유축기로 짜내면 도움이 된다. 마사지와 온습포로 유방내의 순환이 잘되도록 해야 한다. 알로에와 같이 서늘한 것으로 마사지 해도 좋다. 한방에서는 이를 유옹(乳癰)이라고 하여서 풍열이 유방에 울체 되거나 간기(肝氣)가 울결(?結) 되어서 발생한다고 한다. 이때 급성기의 발열, 통증이 심할때는 보제소독음(普濟消毒飮)이나 지패산(芷貝散)을 사용하고 단방으로는 금은화나 포공영을 삶아먹어도 좋다. 어떤 분은 유두가 파열되어 상처가 나고 진물이 흘러서 아프고 따갑다고 한다. 이때는 녹용의 털을 태운재를 상처부위에 개어서 붙이고 그 위를 일회용반창고로 붙이면 하루밤 정도면 꾸덕 해진다 혹은 유근백피(느릅나무 뿌리껍질)를 갈아서 발라도 좋다.
이와 같이 산후조리는 산모의 몸을 건강하게 하고, 산후풍을 예방하기 위한 목적이 있으므로 소홀히 생각하지 말고 잘 지켜야 할 것이다. 겸하여 수유를 위한 유방관리에도 신경을 써서 유선염으로 고생하지 않기를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