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가정을 이루고 있는 부부라면 당연히 부부합산보고 (Married Filing Jointly)로 세금보고하는 것이 가장 유리합니다. 그런데 동일한 회계연도에 남편은 부부합산으로 보고하고 와이프는 부부개별보고 (Married Filing Separately)를 하면 어떻게 될까요? 그런경우도 있나 싶습니다만, 최근에 실제로 있었던 법원판례를 소개해보겠습니다. 그냥 무심히 흘려버릴수도 있는 법정케이스 입니다만, 저의 관심을 잡았습니다. 곰곰히 생각해보니 Innocent Spouse Rule과 연결되면서 실제로는 상당히 파급효과가 있을 수 있는 케이스라는 생각에 칼럼을 써봅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국가경제 뿐만아니라 가정경제도 휘청이던 2008년에 Peter Moss라는 사람은 부부합산 보고를 하였습니다. 이때 기억하세요. 부부합산보고는 두 배우자 모두가 사인을 해야 인정이 됩니다. 요즘은 e-Filing이 대중화되서 두 사람 모두의 사인이 있어야 한다는 규정이 약간 모호해 지긴하였습니다. 그러나 e-Filing을 하더라도 e-Filing을 허락한다는 서류에 두 사람모두 사인을 해야만 법적효력이 있는 세금보고서가 됩니다.
그런데 Peter의 배우자인 Mrs. Moss는 세금보고서에 사인하는 것을 거부하고 본인이 따로 부부개별보고를 파일하였습니다. 이미 남편분 부부합산으로 세금보고를 끝낸상태였습니다. 2008년에 두개의 Tax Return을 받은 IRS는 이들의 세금보고를 "Jointly"에서 "Separately"로 바꾸었고, Jointly로 세금보고한 Peter에게는 Tax Deficiency Notice를 발송하게 됩니다. Peter가 소송을 제기하게 되면서 이 케이스는 법원으로 가게됩니다. Peter는 와이프의 부부개별보고를 취소해줄것을, 그에 따라서IRS의 결정을 뒤집어 달라는 소송을 제기하였습니다.
그가 파일한 부부합산의 세금보고가 유효하다고 주장하게된 근거는 다음과 같습니다. 부부합산 세금보고서는 배우자 모두의 사인이 필요하지만, 두 사람중 한 사람의 사인으로도 인정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1) 한쪽 배우자가 다른 쪽 배우자의 authorized agent인 경우, 2) 사인을 하지않은 배우자가 사인은 하지않았지만 궁극적으로 세금보고에 동의를 하였다는 사실을 입증할만한 증거가 있을때 한쪽 배우자의 사인만으로도 부부합산 세금보고서는 유효합니다. 1)번의 경우는 Power of Attorney에 사인을 해서 IRS에 제출해야 합니다.
Peter는 이중 1번에 해당한다고 주장하였습니다. Mrs. Moss가 정신질환을 앓고 있었고, 정상적으로 세금보고 진행이 어려웠기 때문에 Power of Attorney가 없더라도 법적인 남편이 부부합산보고 할시 본인이 Acting Agent이었다는 주장이지만 법원은 Peter의 주장을 인정하지 않았고 IRS와 Mrs. Moss의 손을 들어주었습니다.
한국 사람들의 정서와 문화때문일까요, 와이프가 소득이 있건 없건 세금보고는 남편이 주도적으로 하는 경우를 자주 보게됩니다. 와이프는 작성된 보고서를 본적도 없는 경우도 허다하며, 남편이 와이프를 대신해서 사인하는 경우도 종종 보게됩니다. 저는 이것을 e-Filing의 단점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한쪽 배우자가 주도적으로 진행했던 그 세금보고서에 문제가 발생하면 다른쪽 배우자는 선의의 피해를 보게됩니다. 부부합산의 세금보고서 결과의 책임은 부부공동의 책임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선의의 피해자를 위한 제도가 바로 Innocent Spouse Rule입니다. 부부공동의 책임이지만 잘못이 없는 배우자는 전부, 혹은 일정부분 면책을 인정해 주는 제도입니다.
앞서 소개한 최근의 법원판례를 적용하면, 부부합산으로 세금보고를 이미 하였지만, 사인을 한적이 없고, 세금보고서에 동의를 한적이 없는 배우자는 한 발 더 나아가서 본인의 소득만으로 부부개별보고를 다시 시도할수있는 Motivation이 생기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세금보고의 문제가 부부간의 갈등으로 번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럴때 세법은 어떻게 적용되는지를 생각해보게되는 최근의 법원판례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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