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KBS교향악단 상황에 대한 보고
1.KBS는 2005년 5월부터 5년 6개월간 교향악단을 상임지휘자도 없이 시종일관 방치함으로써 대한민국 교향악단의 역사라고 할 수 있는 KBS교향악단에 심각한 위기를 초래하였습니다.
KBS 사측은 오트마 마가에 이어 드미트리 키타엔코를 상임 지휘자로 모시며 교향악단이 향상된 연주력으로 세계적인 오케스트라로 발돋움하려 하려던 2005년부터 장장 5년 6개월 동안 교향악단을 상임 지휘자도 없고 결원자가 발생해도 단원 보충도 하지 않은 채 방치해 옴으로써 대한민국 교향악단 역사 속에 큰 발자취를 남겨온 KBS교향악단을 심각한 어려움에 봉착하게 만들었습니다. 교향악단에서 각기 다른 악기들이 쉼 없는 연습을 통해 하나의 아름다운 음악을 연주하기까지 지휘자의 역할은 결정적인 것입니다. 2004년 110명에 이르던 단원이 2010년 83명으로 줄어들고, 상임 지휘자도 없는 상황에서도 저희들은 매 연주 때마다 관객들에게 좋은 음악을 들려주기 위하여 최선을 다하여 왔습니다.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저희 교향악단 단원들은 KBS교향악단의 역사성과 역량에 걸맞는 상임지휘자를 모셔올 것과 결원된 단원을 보충하여 시청료로 운영되는 공영방송의 교향악단으로서 국민과 사회에 제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해줄 것을 KBS에 지속적으로 요구하여 왔습니다.
2. 2010년, KBS사측이 새롭게 부임시킨 현 함신익 상임지휘자는 선정과정부터 공정성이 결여된 채 들어왔고, 더욱이 자질과 능력 모두에서 심각한 문제가 있어 현재 KBS교향악단의 상임지휘자로서 자격이 없습니다.
○ 음악적 역량부족과 선정과정의 의혹
2010년 1월 KBS는 비밀리에 선정한 사외위원 3인(주돈식 전 문화체육부장관, 이상만 음악평론가, 김영미 소프라노), 교향악단에 대해 문외한인 KBS 직원2인, 교향악단 악장과 수석1인을 포함한 ‘상임지휘자 선정위원회’를 만들어 2개월 정도의 요식행위를 거쳐 현 함신익을 새로운 상임지휘자로 결정하였습니다. 이중 사외이사 3인은 이전부터 함신익을 추천하였던 인물들로서, 왜 이전에는 없던 ‘상임지휘자 선정위원회’를 만들었는지 그 저의가 만천하에 드러났습니다.
함신익은 2001년부터 2006년까지 대전 시향의 상임 지휘자로 재직할 때부터 특정 대학과 연관된 지휘자와 협연자들을 집중적으로 무대에 올려 시향을 사유화한 것과 지휘 능력 부족으로 문제가 되어오던 인물입니다.
2010년 이전 함신익과 몇 번의 연주를 해본 교향악단 단원들은 그의 음악적 역량이 KBS교향악단 상임 지휘자로서 현저하게 부족하여 피켓시위를 하며 함신익의 상임 지휘자 취임을 반대하였고, (이 과정에서 김복수 전 악장은 교향악단을 떠나기까지 하였으나,) KBS는 함신익의 상임지휘자 취임을 강행하였습니다. 이러한 무리한 인사에 대하여 당시 정권 실세에 의한 낙하산 인사라는 말들이 무성하였습니다.
함신익은 2010년 7월, 상임 지휘자로 취임한 이후, 2011년 13회의 정기연주회 중 8회의 지휘를 하였으며, 그가 취임하기 전에 KBS교향악단을 지휘했던 세계적으로 명성이 있고 음악적으로 탁월한 지휘자들 대신, 그와 친분이 있거나 특정 대학과 연관되어 있는 지휘자들에게 나머지 정기 연주회를 지휘하게 함으로써 교향악단 연주의 질적 저하를 가져왔습니다.
○ 학위와 경력이 모호한 함신익 상임지휘자
함신익은 도덕성에서도 문제점을 드러내는데, 이스트만 박사를 취득한 일도 이스트만 대학원을 졸업한 사실도 없으면서 KBS교향악단 제 605회 정기연주회(2007년 7월 26,27일) 프로그램에는 이스트만 박사, 2010년 상임지휘자 취임 연주회 프로그램에는 이스트만 졸업으로 기재하는 등 학위와 학력을 허위로 기재해 왔습니다. 학위나 학력이 훌륭한 음악가한테 꼭 필요한 것은 아니지만 자신의 필요에 따라 사실을 허위로 알리고 말을 바꾸는 지휘자의 도덕성을 저희는 신뢰할 수가 없습니다.
또한 함신익은 한 번도 지휘하지도 않은 LA Philharmonic을 연주했다고 프로그램에 기재해 왔고, 세상에 존재하지도 않는 스위스 제네바 오케스트라를 지휘했다고 2012년 KBS 교향악단 프로그램에 기재하는 등 경력을 허위 로 기재해 왔습니다.
3. 함신익 상임지휘자가 교향악단을 자기 구미에 맞게 장악하기 위해 새로운 방식의 오디션을 치를 것을 강요하는 것을 수용할 수 없으며 이를 단호히 배격하며 철회할 것을 요구합니다.
○ 오디션 실시 목적의 문제점
KBS는 2011년 12월 23일 자신들의 연주회 기획 능력 부족과 함신익씨의 음악적 역량 미달로 빚어진 교향악단 연주의 질적 저하를 오히려 단원들의 책임으로 떠넘기며 교향악단의 연주력을 향상시키기 위한다는 명목으로 교향악단 전 단원 오디션을 2012년 1월 25일부터 3일간 실시한다고 공고 하였습니다. 또한 2011년 11월 KBS는 앞으로 매년 오디션을 실시하며 절대 평가에 의해 한번 ‘미흡’을 받으면 ‘승호정지’, 3년 연속 ‘미흡’을 받으면 ‘해촉’될 수 있다고 설명하였습니다.
특히 이번에 제시된 오디션은 실시 목적, 곡목 선정, 심사위원의 선정에 문제점이 많습니다.
이번 오디션의 숨은 목적은 교향악단 단원들의 비정규직화로 보이며 자격미달의 상임지휘자와 KBS사측이 결탁하여 오디션을 무기로 교향악단 단원들을 좌지우지하겠다는 의도가 숨어있습니다. 저희들은 비정규법 상 2년 계속근로한 자를 정규직화해야 한다는 법률에 입각하여 2009년부터 정규직으로 전환되었으며, 이번 오디션에는 KBS가 오디션을 명목으로 단원을 축소하고 비정규직화함으로써 비용을 줄여보려는 얄팍한 의도가 내포되어 있습니다. 현재 우리사회의 가장 큰 고통 중의 하나가 고용불안입니다. 이는 음악예술인들에게도 마찬가지입니다. 시청자의 수신료로 운영되는 공영방송인 KBS가 비정규직이 문제가 심각한 사회문제로 등장한 지금, 치졸한 편법으로 비정규직을 양산하려는 것은 최소한의 사회적 책임을 방기하는 처사라 아니할 수 없습니다.
또한 오디션은 음악적으로 권위가 없는 지휘자가 단원들을 통제하고 마음대
로 해촉하기 위한 수단으로 전락할 수 있는 위험을 다분히 가지고 있습니다.
실제로 함신익은 대전 시향에서 재직하던 6년 동안 오디션을 수단으로 수십여명의 단원의 사직을 유도하였고, 단원들에게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며 믿을 수 없이 비인간적이고 모욕적인 언사로 음악인의 자존심을 짓밟고 몇 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씻기지 않는 심각한 정신적인 피해를 남겼습니다.
저희에게는 이미 평가제도가 있어서 이전의 상임지휘자들은 매년 저희들을 평소의 연습과 연주로 평가해 왔습니다. 평소의 연주 실력으로도 평가받을 수 있는데, 왜 10분에서 20분 정도의 짧은 시간동안 연주자의 모든 역량을 이렇게 문제가 많은 오디션으로 평가하겠다는 건지 알 수 없습니다.
국립교향악단에서 KBS로 이관된 이 후, 30년 동안 정년퇴직까지 근무하고 물러난 인원은 16명에 불과 합니다. 평소의 연습과 평가에서 연주 실력이 미흡하다고 판단된 단원들은 정년퇴직 전에 스스로 퇴직하거나 규정에 따른 상임지휘자의 명에 의하여 개별평가를 치러야 했습니다. 규정에 의하면 상임지
휘자가 평상시 연습과 연주를 근거로 상시평가를 하게 되어 있습니다. 이것이 세계적으로 단원을 평가하는 제도이기도 합니다.
○ 오디션 내용과 방식의 문제점
이번 오디션에서 단원들에게 요구되어진 곡목들을 보면 저희가 입사 시험 당시 치렀던 곡목들과 동일선상에 있는 곡목들로, 매년 이런 오디션을 치르라는 것은 일반 회사가 회사원들에게 매년 다시 입사 시험을 치르라는 것과 동일한 의미입니다.
또한 이번 오디션은 수석, 부수석과 평 단원들에게 동일한 곡을 연주할 것을 요구하고 있는데 관악기 연주자들에게는 자매악기(피콜로, 잉글리시 호른, 베이스 클라리넷, 콘트라 파곳)를 연주할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자매악기는 그 악기와 비슷하기는 하나 연주법을 익히고 실제로 오케스트라 연주를 하려면 오랜 시간의 연습과 숙달이 필요하므로, 각각의 오케스트라에는 자매악기를 전담하는 단원이 따로 있는 실정입니다. 또한 관악기 수석, 부수석은 솔로 파트를 연주하기 때문에 오케스트라에 입사한 이후에는 자매악기를 연주할 일이 전혀 없으며, 실제로 입사 오디션 때에도 자매악기의 연주가 요구되어지지 않습니다.
그런데 입사시험 때에도 요구하지 않던 자매악기를 수석, 부수석에게까지 한 달이라는 짧은 시간 안에 연습하여 오디션을 치르라고 요구하는 것은 악기의 특성과 오케스트라의 특성을 전혀 모르는 사람이 곡목을 선정했거나, 현재의 수석 부수석에게 불이익을 주려는 의도에서 곡목을 선정했다고 볼 수밖에 없습니다.
○ 오디션 심사위원 선정의 문제점
또한 이번 오디션의 심사위원은 총 4인으로, 상임 지휘자와 외국인 지휘자 2인, 그리고 악기별 국내 심사위원 1인으로 구성 되었습니다. 더구나 국내 심사위원 중에는 KBS교향악단 오디션에서 탈락되었던 인물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KBS교향악단 운영부는 심사의 공정성을 위하여 외국에서 심사위원을 위촉했다고 설명하지만, 윌리엄 보튼이 음악감독으로 있는 뉴헤븐 오케스트라는 2관 편성의 소규모 오케스트라이며, 존 토마스 도슨이 음악감독으로 있는 미시간 아드리안 심포니 오케스트라는 정규 단원이 없이 연주 때마다 객원 단
원으로만 구성되어 연주를 하는, 그야말로 ‘헤쳐 모여’식의 오케스트라입니다.
이와 같이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KBS교향악단의 위상에 걸맞지 않은 심사위원을 위촉하는 것은 국가적 망신이라고 밖에는 볼 수 없습니다.
(또한 이에 드는 경비도 국민의 부담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습니다.)
이에 저희는 KBS교향악단 운영부에 이 오디션이 부당하므로, 단원들의 공정한 평가 제도를 마련하기 위한 노사 협의체를 구성하자고 여러 차례 요구하였습니다. 그러나 KBS교향악단 운영부는 1월 16일에서야 노사 협의체 구성에 합의 하였으며, 1월 20일에 음악 전문가가 빠진 상태에서, 노측과 사측만이 참석하여 합의문을 작성하여 서명하고, 1월 25일 오디션을 강행하려 하였습니다. 또한 그 이후에도 KBS는 합의 사항에 반하는 형식으로 오디션을 치르겠다고 통보함으로써 먼저 노사 합의를 깨려고 하였습니다.
그래서 위와 같이 자격미달의 상임지휘자와 KBS사측이 결탁하여 단원들의 예술적 자긍심을 훼손하며 비정규직화의 명분을 만들어보겠다는 오디션을 저희 단원들은 음악적 자존심을 걸고 치루지 않았습니다.
4. 2012년 2월 3일, KBS 사측은 2010년 10월 상임지휘자의 잘못으로 인해 초래된 교향악단 연습의 파행을 이유로 단원 8명을 중징계 하였습니다.
KBS는 2011년 10월 정기연주회 연습이 파행으로 간 것에 대한 책임을 물KBS교향악단 단원 2인 직위해제, 3인 6개월 정직 등 8명의 단원을 부당하게 징계하였습니다. 통상 KBS교향악단은 관객 앞에서 정기연주회를 하기 전에 최소 3일 이상의 연습을 거쳐 책임 있게 연주를 해왔습니다. 그런데 2011년 10월 정기연주회 때는 오케스트라에서 정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수석 플루티스트가 부재한 상황에서, 연주 전날까지 한 번도 연습에 참가하지 않았던 객원 플루티스트와 같이 연주를 해야만 하는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앙상블이 생명인 오케스트라에서 연주 전날까지도 플루트 수석이 없이 연습을 해야만 하는 상황에 대해서 단원들이 염려와 문제를 제기하자 함신익은 자신이 플루트 파트를 노래하면 되니까 걱정하지 말라는 그야말로 무책임하고 어처구니없는 말로 일관했었습니다.
연주 당일 무대 리허설 때, 이런 상황에서 연주를 강행하는 것이 무리하다는 의견이 제기되어 단원들이 함신익과의 대화를 요구하였으나 그는 대화를 회피하고 무대에서 떠남으로써 무대연습을 지연시키고 사태를 악화시켰습니다. 이렇게 어려운 상황에서도 관객들과의 약속을 지키려는 단원들의 결단으로 연주회는 정상적으로 진행되었습니다.
그러나 적반하장으로 대화를 원하였던 교향악단 단원들은 중징계를 받고, 정작 사건의 원인제공자로서 가장 무거운 징계를 받아야 하는 함신익은 징계위원회 위원으로 단원들을 징계하는데 참석하였고 음악감독으로 임명되기까지 하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이 발생하였습니다.
5. 1956년부터 예술이 척박했던 대한민국에서 나라를 대표하던 국립교향악단으로서 수준 높은 클래식 음악을 국민들에게 보급하고, 우리가 문화민족임을 전 세계에 알리는 데 앞장서 왔던 KBS교향악단의 자랑스러운 역사를 앞으로도 이어갈 수 있도록 하루 빨리 교향악단이 정상화되기를 진정으로 희망합니다.
저희들은 교향악단이 현재의 파행적인 상황을 시급히 끝내고, 성명서가 아닌 연주인 본연으로 돌아가 음악으로 말하는 연주자가 되고 싶습니다. 음악인이 할 수 있는 최고의 자긍심이자 사회적 기여는 바로 훌륭한 음악을 국민들과 세계인들에게 들려주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를 위하여 저희는 KBS교향악단을 지휘하기에는 그 음악적 역량과 인간적 자질이 부족한 함신익의 즉각적인 사퇴와 부당한 징계의 무효화, 그리고 부당한 족쇄 오디션의 철회를 요구합니다.
또한 KBS 사측은 문외한들만 포진한 현 운영위원회로 인해 침체를 거듭하는 교향악단을, 음악계의 교향악단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객관적이며 공정한 운영으로, 단원은 물론 더 나아가 국민과 밀접하게 소통하는 21세기 문화 전성기를 이루기를 희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