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셋
아프다 나았다는 건 마음 속의 생각이 나고 멸(滅)한 것 뿐이다. 생각은 천만(千萬) 번 나고 멸(滅)하더라도, 마음은 따라서 나거나 멸(滅)하는 일이 없으니 생사(生死)와 관계(關係) 없는 것이다.
생각을 돌이켜서 생각 아닌 마음을 보면, 마음에는 일체(一切) 망념(妄念)의 흔적(痕迹)을 찾아 볼 수가 없다. 일체상(一切相)이 끊어졌으니
마음은 극히 고요하고 신령스럽다. 어지러운 것이 아니니 공적(空寂)이라 하고, 감각(感覺) 지각(知覺)할 수 없는 목석(木石)과 다르기에 영지(靈知)라 한 것이다. 공적(空寂)하고 영지(靈知)한 마음 속에 한 생각이 일어나, 그 생각을 쫓고 집착(執着)하는 바람에 원래(元來)의 공적영지(空寂靈知)한 마음을 잊어 버리고, 생각은 다음 생각으로 계속 쫓고 쫓아 많아지니, 마음은 점점 어지러워지고, 어지러운 생각이 마음 속을 가리니 점점 어두워진 것이다.
어지러우니 불안(不安)하고, 어두우니 어리석은 것이다. 그 불안(不安)에서 벗어나겠다고 이 생각 저 생각으로 발버둥친(취사분별;取捨分別) 것이 더욱 마음을 어지럽게 했으니 점점 더 어두워져 공적영지(空寂靈知)했던 마음이 혼침(昏沈)과 산란(散亂)으로 변(變)한 것이다.
혼침(昏沈)과 산란(散亂) 속에 짓고 있는 생각이, 생사(生死)가 되어 원인(原因)에서 結果로 되풀이 되니, 과거(過去) 현재(現在) 미래(未來)의 시간(時間)이 되고, 좋은 일이 있는가 하며 나쁜 일도 있고, 좋을 때는 복(福)이라 하여 기쁘고 즐거워하며, 나쁠 때는 재화(災禍)라 하여 슬프고 괴로워하기도 하여, 희비고락(喜悲苦樂)등 모든 감정(感情)과 길흉화복(吉凶禍福) 등의 온갖 일들이 있었다.
이 좋고 나쁜 일들이 어디로부터 왔는가하면, 이미 지나간 과거(過去)에 자기(自己)가 지은 행(行)이 원인(原因)으로 현재(現在)의 자기(自己)에게 결과(結果)로 나타난 것이며, 또 現在의 自己가 짓고 있는 행(行)이, 또 원인(原因)이 되어 미래(未來)의 자기(自己)에 결과(結果)로 나타나는 것으로, 어느 누구로부터 받은 것이나 다른 곳에서 온 것이 아니다.
밭에 콩을 심으면 콩이 나고, 팥을 심으면 팥이 나듯이 자기(自己)가 지은 것을 자기(自己)가 받는 것이니, 아무리 좋지 않은 나쁜 환경(環境)을 만났다 할지라도 자기(自己) 이외(以外)에 아무도 원망(怨望)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자포자기(自暴自棄)가 되어서도 안될 것이다.
마음 넷
지금의 자기(自己)는 과거(過去)의 결과(結果)며, 동시에 미래(未來)의 원인(原因)이니 지금이 가장 소중한 시기(時期)라 하겠다. 아무리 병이 생기는 환경(環境)이라 할지라도, 지금에 노력(努力)하여 힘쓴다면 미래(未來)의 건강은 약속(約束)된 것이오, 또 아무리 최선(最善)의 병없는 건강한 환경(環境)도 없어지고 마니 생각하면 허무(虛無)한 것이다.
이렇게 관찰(觀察)해 본다면 최선(最善)의 환경에 혜택(惠澤)받았다고 기쁨에 들뜰 것도 없고, 최악(最惡)의 밑바닥에 떨어졌다고 해서 슬프고 괴로워할 것도 없는 것이다. 얻고 잃은(득실;得失) 것은 , 마음이 동(動)함이 없으면 그 마음이 바로 도(道)에 合한다고 한다.
마음 깨달았다는 것은, 많은 생각 속에 생각 아닌 마음을 본 것을 말한다. 생각은 時時刻刻으로 變하고, 끊임없이 起滅하고 있으나, 생각 아닌 마음은, 한번도 난 일도, 없어진 일도, 달라진 일도, 없다.
그렇다면 生死란 무엇인가? 마음 속의 생각이다. 난 줄로 알고, 죽은 줄로 알고, 온 줄로 알고, 간 줄로 알고 있는 것이다. 생각은 幻想이니 生死去來란 實體없는 그림자에 지나지 않은 것이다.
마음속에 생각이 가려서 생각(相)아닌 마음을 보지 못한 것을 말하고, 마음을 깨달았다는 것은, 마음 속의 생각(相)을 놓아, 생각 아닌 마음을 본 것을 말한다.
마음을 깨치지 못하고, 마음을 보지 못한 原因은, 마음 속에 생각이 가려서이니, 생각을 놓아 버리면 바로 생각 아닌 마음이 된다. 생각 아닌 곳에 能히 感覺할 줄 아는 靈知가 뚜렷하다. 이 靈知가 不生不滅의 自己요 生死와 상관없는 永遠의 安息處인 것이다.
마음은 病을 잘 아는 醫師와 같아서 病이 낫도록 患者에게 藥을 주었는데도 患者 自身이 藥을 안먹고, 病을 낫으지 못하는 것은 醫師의 허물이 아닌 것이다.
우리의 마음속에 元來 갖추어 있는 本心은 純粹無垢하여 아무런 꾸밈이 없고, 거짓이 없는 天眞이다. 이 本心은 말로 說明할 수 없고, 思量分別의 생각으로 미칠 수 없는 자리다.
이런 자리를 말로서 알려 하고, 思量分別의 생각을 가지고 알려고 하면, 마치 둥근 구멍에 네모진 기둥을 맞추려는 것과 같아서 맞지 않는다. 둥근 구멍에는 둥근 기둥이라야 맞는 것이다.
우리의 마음 속에 생각이 분주(散亂)하여 그 생각을 쫓고 쫓기노라고 恒常 같이 하고 있는 本心을 미처 살펴보지 못하고 있는 것 뿐이다. 그러니 本心을 보려면 마음 속에 있는 모든 어지러운 생각부터 쉬어야 한다.
어떤 물건을 觀察할 때, 만일 마음 속에 생각이 複雜하거나, 들떠 있으면 細密히 觀察되지 않는다. 細密히 觀察된다는 것은, 그만큼 마음이 가라 앉은 것이고, 조용한 것이다.
또 기둥시계의 一秒一秒 秒를 새기는 추소리가 낮이나 밤이나 크기가 같지만, 낮에는 잘 안들리고 밤에는 잘들리는 것은, 낮에는 環境의 騷音에 가려져 잘 안들리는 것이고, 밤에는 낮보다도 騷音이 적고 조용하기 때문에 잘 들리는 것이다. 낮이나 밤이나 소리에는 差異가 없는 것이다.
마음 속에 있는 모든 생각을 쉬면 本心을 본다고 했는데, 생각을 쉰다는 건 마음 속에 가지고(執着) 있는 생각을 놓는다는 말이다.
마음 속에 가지고 있는 생각이, 그것이 마음을 가로 막아 마음이 막힌 것이니, 마음을 막았던 생각을 놓으면 막힌 것이 없어지니, 마음은 저절로 열리는 수 밖에 없다.
이렇게 되면 마음속에 생각을 가지고 있다는 건 아무 탈없는 가슴 속에 돌멩이 하나를 집어 놓고, 스스로 답답하고 不安해 하는 것과 같다. 不安의 원인이 돌멩이 때문이니, 돌멩이만 덜어내면 원래 탈 없던 가슴이라 답답하고 불안한 것은 저절로 없어지고 만다.
여기 붉은 사과가 있다고 하자, 이 사과를 보는데 눈에 눈病이 없고, 그 밖에 障碍物이 없는 한 萬사람이 보면, 萬사람이 똑같이 붉은 사과일 것이다. 또 해가 뜨면 밝고 해가 지면 어둡다. 이것도 마찬가지다. 여기에는 男女老少貴賤僧俗의 差別이 없다. 붉은 사과를 붉다 하고, 해가 뜨면 밝고 지면 어둡다는 데는 萬인이 아무런 異議가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當然하기 때문이다. 만일 그렇지 않다면 도리어 異常하다 하겠다. 當然한 事實을 事實대로 본 것이 本心이다.
當然한 事實을 事實대로 보는 데는 아무런 재주나 技巧가 必要치 않다. 재주나 技巧를 부리게 되면 도리어 事實을 삐뜰게 보게 된다. 事實을 事實대로 본 本心은 純粹無垢하여 그래서 마음 속에 가지고 있는 思量分別(생각)을 놓아 버리면, 本心은 보기 싫어도 보아지는 것이다.
이 本心이 끝없는 過去와 끊없는 未來에 걸쳐 無限한 時間 속에 단 한번도 生滅한 일 없는 永遠不滅의 存在요, 過去·現在·未來의 時間과, 東西南北 上下의 空間과 其中의 모든 生滅은 한 마음 속의 그림자에 지나지 않은 것이다.
한의사.최재호 원장
-소문학회회원, 일침학회회원
-NY.NY. 전국면허
-신경과 Dr. Bressler 사무실
신경정신 이상환자 양한 협진
-Hackensack University Medical Center 근무
-St. John Hospital Internship
-Pacific college 대학원 졸업
-경희대학교 졸업
-현 간송한의원 원장
전화: 201-585-2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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