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발 차갑고 저릴땐 원인 파악이 최우선 중년의 나이에 손발이 차거나 저리다고 호소하며 신경과를 방문하는 환자가 많다. 대개 자신은 혈액순환이 잘 안돼서 그렇다고 짐작하고 오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손발 저림의 원인은 다양하여 혈액 순환 장애는 전체의 일부분만 해당할 뿐이다. 문진과 진찰, 필요한 검사를 하여 적절한 원인을 밝혀내어 치료 가능한 부분이 있는가 알아 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손발 저림의 원인으로는 불안증에 따른 신체화 증상이 많은 부분을 차지 한다. 이런 경우는 증상이 항상 일정하지 않고 스트레스 등에 영향을 받으며 본인 자신도 증상을 구체적으로 설명하기 어려워한다. 예를 들면 아침에 심하다가 저녁이면 호전되고 일에 몰두 하면 잊고 지낸 다거나 수일씩 증상이 없어 진다거나 하는 경우이다. 이런 경우 각종 검사를 하여도 특별한 원인을 찾을 수 없다.
뚜렷한 이상을 찾을 수 있는 질환들로는 1) 목과 허리의 디스크나 척추관 협착증 2) 수근관 증후군 3) 당뇨병 4) 신부전 5) 간질환 6) 갑상선 기능저하 7) 비타민 결핍(비타민 B, E) 8) 약물의 장기 복용 (부작용) 9) 종양으로 인한 신경염 10) 유전적 말초 신경병 11) 혈액 순환 장애 등이다. 목의 척추에서 나오는 신경은 어깨, 팔, 손끝까지 분포하고, 허리 척추에서 나오는 신경은 허리, 엉덩이, 다리, 발끝까지 분포하므로 목과 허리의 디스크나 척추관 협착증이 있을 때 손이나 발의 저림이나 시린 증상으로 나타날 수 있다. 수근관 증후군은 팔목에 신경과 인대들이 지나는 터널이 있는데 이 공간이 어떤 원인으로든 좁아져서 그 터널을 지나는 신경의 염증이나 압박에 의해 손이 저리게 되고 심하면 손가락 감각이 소실 되기도 하며 엄지손가락 근육이 위축 되기도 한다. 당뇨병성 신경병증은 주로 양측에 대칭적으로 감각신경의 장애가 나타나며 발이 먼저 나타난다. 손끝과 발끝이 저리거나 시리고 따갑다고 느끼게 되며 당뇨가 발견된 시기와 비례하여 서서히 진행되고, 한 번 생기면 잘 없어지지 않는다. 당뇨병, 신부전, 간질환, 갑상선 기능저하 등의 치료는 그 원래 질환을 잘 관리하는 것이 가장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결핍의 경우 비타민 B1(티아민), B12, B6, E(토코페롤) 결핍이 원인이 될 수 있다.
혈액순환 장애가 원인이 되는 경우는 동맥경화증에 의한 만성폐쇄성 동맥질환, 버거씨병, 레이노 병 등이 있다. 혈액순환에 장애가 오는 질환들은 찬 곳에 노출되었을때 손과 발이 하얗게 창백해지고, 청색증, 홍조의 과정을 거치게 되고, 상처가 생겼을 때 잘 낫지 않는 특징들이 있으므로 혈액순환 장애가 아닌 기타 다른 신경장애에 의한 손발의 저림과는 구별이 된다. 동맥혈관이 막히는 원인 중 가장 많은 것은 동맥경화증으로 고령의 환자 당뇨병 환자, 고지혈증이 있는 사람, 고혈압 환자, 흡연자에서 그 빈도가 높다. 동맥혈관이 막히는 경우는 팔보다는 다리에서 그 빈도가 훨씬 높은데 가장 특징적인 증상은 보행시 파행이다. 일정한 거리를 걸으면 걷다가 종아리 부위가 아파서 걸음을 멈추게 되고, 쉬면 이내 통증이 사라지는 것이다. 만약 손발이 극도로 차가운데다 색깔이 변하고 통증이 있으면 동맥 협착이 심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 경우 양측 다리나 팔의 혈압이 차이가 날 수 있고 맥박의 강도가 양측에서 다를 수 있다.
결론적으로 손발의 저림을 유발하는 원인들은 다양하며,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혈액 순환장애로 인한 경우는 아주 흔하지 않으므로 전문의를 만나 정확한 원인을 찾고 원인에 따른 치료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자세한 문진, 이학적 검사, 목이나 허리의 촬영(X선 검사, MRI 검사), 근전도 검사 등이 중요한 검사가 될 수 있다.
김용범 신경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