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맙 습 니 다
아침 일찍 전화가 왔다. 잘 아는 손님이다. 이른 시간이라 죄송하다면서 바로 용건을 꺼낸다. 고맙다는 말씀을 하려고 전화를 하셨다. 필자가 말하기를 음력 6월에 직장을 못 잡으면 한 동안은 고생할거라고 했는데 다행히 말일 이틀 전에 직장을 잡으셨다. 게다가 가을이면 아들의 문서건이 해결될 거라고 했는데, 10월 1일에 비자를 받게 되었다면서 연신 고맙다고 하신다.
사실은 필자가 고맙다. 점괘가 맞았다고 연락해 주시는 손님이 얼마나 고마운지 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른다. 사주를 보고 복채를 받았으면 그것으로 끝이라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미래지사를 맞혔다면 신명(神明)이 감응했다는 말인데 얼마나 기분 좋고 신나는 일인가. 반대로 결과가 틀렸다면 점자(占者)에게 문제가 있는 것이니, 왜 틀렸는가를 확연히 짚고 넘어 가야 한다.
정작 감사의 인사를 받아야 할 대상은 따로 있다. 필자는 그저 보이는 대로 말을 해주었을 뿐, 손님의 직장을 잡아주고 아들의 비자를 해결한 장본인이 인사를 받아야 옳다. 하늘에 감사를 드려야 한다. 하늘은 하느님도 되고 하나님도 된다. 본시 배달민족이 하늘나라 백성(天民)이 아니던가. 죽으나 사나 우리는 하늘을 붙잡고 늘어져야 한다.
필자가 최근에 하고 있는 기도를 소개한다. ‘고맙습니다’ 기도이다. 매일 아침 하늘을 향하여 절을 하고, 무릎 꿇고 앉아서, 합장을 하고, 큰 소리로 ‘고맙습니다’를 외친다. 나는 백번을 한다. 천 번을 하면 더없이 좋을 것이다.
절은 삼육구배(三六九拜)를 한다. 삼육구배란 성인(聖人)이나 하늘에 예를 올리는 배달민족 고유의 전통예법이다. 오른손을 위로 오게 하여 엄지손가락을 교차하여 잡고, 큰절을 세 번 하고 일어나서 한발 나아간 다음, 여섯 번 허리만을 굽혀 절을 한다. 절이란 온몸을 바쳐 하늘의 이치에 순응하겠다는 경배를 말한다.
두 손을 모아 합장하고 눈을 감은채로 하늘을 떠올린다. 그리고, 가슴 절절히 고마운 마음으로 ‘고맙습니다’를 또박또박 소리 낸다. 이렇게 진심에서 우러난 감사기도는 불가능을 가능케 한다. 돈을 원하면 돈이 생기고, 몸이 아프면 병을 낫게 하고, 자식을 원하면 자식이 생긴다.
말은 에너지이다. 입에서 나온 말은 에너지가 되어 우주로 날아 갔다가 다시 자신에게로 돌아온다.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이 곱다. ‘고맙습니다’라고 말하면 고마운 일이 생긴다. 돈이 들지도 힘이 들지도 않는다. 고마우니까 고맙다고 말할 뿐이다.
기도는 정성에서 비롯된다. 정성의 힘이란 인간 누구나 가지고 있는 불가사의한 힘이다. 인간의 정성이 하나님을 향하고 있다면, 인간의 몸은 이미 하느님의 나라이며 하느님의 궁전이 된다.
신(神)은 사람들의 마음을 모두 알고 있다고 많은 사람들이 생각한다. 큰 착각이다. 인간의 마음은 인간 고유의 영역이다. 다시 말해서 인간의 자유의지는 글자그대로 인간 마음대로 행하는 것이며, 신의 간섭이 미치지 않는다.
인간의 마음은 입을 통해서 소리를 낼 때 세상에 전달된다. 따라서 사람이 정성과 믿음을 가지고 소리를 내어 기도하여야 하나님을 만날 수 있고 바라던 것을 얻게 된다. 원하는 것을 그리면서 ‘고맙습니다’를 외치면 꿈은 이루어진다.
<김동윤의 역학칼럼>
김동윤 역학 전문가
.부산출생
.한양대 경제학과 졸업
.<미주세계일보><워싱턴중앙일보>
<뉴욕중앙일보>에 '김동윤의 역학' 고정칼럼 연재
.도서출판 윤성 대표
.현재 운수 좋은 집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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