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학공부(易學工夫)
누구나 그렇듯이 내게도 인생의 전환점이 있었다. 역학을 만난 것이다. 지금 생각하면 예정된 운명으로 여겨지는데 내가 처음 역학을 공부하게 된 계기는 한 편의 드라마였다. 스무 살 무렵부터 사주를 보러 다니기 시작했고 웬만큼 이름난 철학원이나 점집은 섭렵하였지만, 역학을 공부해서 밥 먹고 살게 될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물론 이런 경험은 있다. 이십대 중반에 굴지의 재벌기업에서 신입사원으로 정신없이 뛰고 있을 때 아무래도 조직생활이 맞지 않아서 용하다고 소문난 선생을 찾아갔었다. 대뜸하시는 말씀이 빨리 오십을 먹어야 돼! ‘그 전에는 어떻게 됩니까’ 라고 물었더니 되는 일이 없을 거라고 하시면서 공부나 하라고 하신다.
무슨 공부냐고 물었더니 사주 배워서 사람들 도와주는 게 월급장이보다 백배 낫다면서 내가 소질이 있다고 치켜세운다. 머리끝까지 골이 난 필자는 영감들 하는 공부를 젊은 내가 왜 하냐고 반문하면서 복채를 던지고 나온 기억이 있다.
지금 생각하면 대단히 미련한 모습이지만 당시의 젊은 혈기로서는 참을 수 없었던 것이다. 그 후에도 몇 번 이 공부를 해보라는 권유를 여러 선생으로부터 받았지만 내가 누굴 봐준다는 생각은 꿈에도 하지 못했다.
세월이 흘러 마흔이 넘었다. 그동안 회사생활도 하고 개인사업도 몇 차례 하였지만 실패의 연속이었다. 교통사고를 당해 출판사를 닫은 후에 뒤늦게 시작한 영어공부 덕분에 번역으로 밤을 새우던 시절, 우연히 알게 된 캐나다 대학의 한 교수의 E메일에서 마주친 음양오행론이 나를 동대문의 헌 책방으로 인도하였다.
그 곳에서 구입한 역학서적속에서 장래 스승이 되시는 김석환 선생님의 연락처가 적힌 메모지를 발견하였고, 전화를 걸고 찾아갔더니 선생님께서 내 사주를 풀어보신 후에 공부를 허락하신 일들이 십년이 지난 지금도 어제 일처럼 생생하다.
선생님 밑에서 명리(命理)와 복서(卜筮)의 기초를 익히고 있던 중 점학(占學)의 일종인 하락이수(河洛理數)를 혼자서 공부하게 되었는데, 순전히 초심자의 호기심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겨우 육십갑자를 외울만한 실력이었지만 일진을 상수로 바꾸어서 점괘를 뽑은 후에 해당하는 주역의 효사(爻辭)를 찾아볼 정도는 그리 어렵지 않았다.
하락이수가 숙달되고 나서는 바로 내 인생 최대의 궁금증을 풀기 시작하였다. 내게는 하늘이었던 우리 아버지께서 돌아가신 날의 명운이 도대체 무엇인지 정말 알고 싶었던 것이다. 일진을 점괘로 바꾸어서 조심스럽게 효사를 찾아보니 ‘부친 사망’이라고 적혀 있는 게 아닌가.
망치로 머리를 맞은 듯 멍하면서 눈물이 흘러내렸다. 그렇다면 아버지의 죽음은 예정되어 있었다는 말인가. 그날 밤 너무 무서워서 한숨도 자지 못했다.
다음날부터 손에서 책을 떼지 않고 열심히 공부하였다. 이렇게 재미있는 공부는 난생처음이었고, 신비의 학문인 역학공부에 내 인생 전부를 걸기로 작정했던 것이다.
지혜의 학문을 연마하여 세상사를 해결하려는 나의 노력은 이제 후학양성에 나서려고 한다. 소중한 문화유산인 역학을 계승시키는데 나도 일조를 하고 싶기 때문이다. 역학을 배우고 싶은 분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연락을 바란다.
김동윤 역학 전문가
.부산출생
.한양대 경제학과 졸업
.<미주세계일보><워싱턴중앙일보>
.<뉴욕중앙일보>에 '김동윤의 역학' 고정칼럼 연재
.도서출판 윤성 대표
.현재 운수 좋은 집 대표
.전화 347-732-9232
.이메일 jaemakim@yah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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