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일자: 2020-11-20>
플로리다 거주 한혜영 작가, 시집 '검정사과농장' 출간
-한혜영 시인, 시집표지 (검정사과농장)
미국 플로리다주에 거주하는 한혜영 시인이 쓴 '검정사과농장'이라는 시집을 출간했다. "농장 주인은 콧노래를 부르며 '검정사과농장'이라는 간판을 당당하게 내걸었고/ 꼬리와 날개를 떼어낸/ 둥글게 잘 다듬어진 거짓말을 의기양양하게 건네주었고/ 큰손들은 생전 처음 보는 검정사과라며 흥분을 했다"라고 이어진다.이 시는 "거짓말 장사가 대박을 치자 농장주인은 죽은 박쥐나 두더지를 가지고 오는 자들과도 암암리에 거래를 하고 있었는데/ 공급이 끊기게 되자 획기적인 상품으로 자신의 목을 사과나무에 매달았다. 세상에서 단 하나뿐인 유일한 거짓말이었다"로 끝을 맺는다.
인기에 영합하고 더 극적인 효과를 내기 위해 거짓말을 하고, 거짓말을 마치 진실인 것처럼 호도하는 뻔뻔한 사람들에게 경고하는 시라고 한 시인은 설명했다.시집은 총4부로 구성됐고, '불씨를 먹는 새', '검정염소', '억울한 곰' 등 모두 60편의 시가 들어있다. "생은 여전히 치열한데, 역동작에 걸린 골키퍼처럼 골대 안으로 서서히 빨려 들어가는 시간을 멀뚱멀뚱 지켜보기만 한다"며 "이런 난감, 이런 속수무책의 기록이라니"라고 작가는 '시인의 말'에 밝힌다.한혜영 시인은 '검정사과농장'외 4편의 시로, 28일 조계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동주 해외작가상'을 받게되어 시상식을 갖는다. 충남 서산 출신인 작가는 '현대시학' 추천과 중앙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으로 등단, 시집 '태평양을 다리는 세탁소', 뱀 잡는 여자', '올랜도 간다', 동시집 '개미도 파출소가 필요해' 등 다수를 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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