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구(虎口)... 맘 주고 돈 주고 이젠 ‘몸’까지 넘기나?
흔히 쓰이는 '호구'라는 말이 있다. 어수룩하여 이용하기 좋은 사람을 비유할 때 쓴다. '호구'라는 말의 어원을 찾아보니 ‘범 아가리(虎口)’를 뜻했다. 바둑에서는 호구가 바둑 석 점이 이미 포위하고 있는 형국을 가리키는데, 그 속에 바둑돌을 놓으면 영락없이 먹히고 만다. 그런데도 그 안에 돌을 디밀어 넣는 사람은 매우 어리석은 사람을 뜻한다. 그 어리석음을 이용해서 이익을 챙기는 것을 '호구 잡다'라고 하고, 손해를 당하는 것을 '호구 잡힌다'고 한다.
지난 18일 문재인. 김정은 제3차 남북정상회담이 평양에서 열렸다. 출발부터 공항 영접을 TV로 보다가 바로 꺼버렸다. 왜냐면 환영 행사에 북한 인공기는 펄럭이는데 우리 태극기는 보이지 않아서였다. 이게 무슨 스포츠 단일팀 행사도 아닌데, 대한민국 대통령 방문에 태극기 대신 웬 한반도기란 말인가? 여간 망발이 아니었다. 그런데도 우리 대통령은 연신 헤벌레 웃으며 정신을 놓은 듯 의장대 사열대에서 제자리도 못 찾고 어리버리 하다가 김여정이 올라와 안내하는 꼴사나운 모습을 보임으로써, 국민들의 울화통을 터뜨리게 했다.
거기다 공동성명 사족(蛇足)으로 달린 남북 군축협정을 보니 26년(1992년) 전 2.19 남북 공동선언에 비하면, 이건 완전히 역사를 거꾸로 간 대한민국 스스로의 항복 문서였다. 그야말로 대한민국은 김정은에게 ‘호구가 잡힌’ 느낌이 강했다. 이번엔 아예 가짜 평화 담보하고 몸 말고도 ‘집’까지 잡혀 먹혔다. 그야말로 몸 주고 돈 주고 이젠 ‘집’까지 내주나 싶어 열불이 나서 견딜 수가 없었다.
우리 정부가 북한이 빌려준 차관 규모가 2000년 이래 이자까지 3조원을 훨씬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획재정부와 한국수출입은행 통계에 따르면, 우리 정부가 2000년부터 현재까지 6회에 걸쳐 식량(260만 톤 연이자율 1%)과 원자재를 제공하는 형태로 9억3294만 달러, 경수로 건설사업 대출로 11억5000만 달러 등 총 20억8294만(약 2조5000억원) 달러 규모의 차관을 북한에 제공했다고 밝혔다. 여기에 이자까지 합치면 3조원이 넘는다는 계산이 나온다.
그 내용을 상세히 짚어보았다.
〈2017년 남북협력기금 감사보고서〉등을 참조하면, 대북경수로사업 본 공사비 대출(1조 3743억 규모)과 개성공업지구지원재단 대출(681억 규모), 원자재 반출입 및 경제협력사업자금 대출 (3106억 규모) 등이었고, 이외의 정부 보증의 금융 기관의 장·단기 대여금도 수백억 원에 달했다. 이 모두가 회수가 어려운 상태라고 했다. 보고서에는 "북한조선무역은행 대여금 9969억 7900만원과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 대여금 1조 3743억 9300만원은 회수 가능성에 불확실성이 존재 한다"고 되어 있다. 거기다 김대중이 퍼준 5억 달러와 노무현이 어물쩡 도와준 것까지 합치면 우리가 북한에게 퍼준 돈은 무려 10조 원이 훌쩍 넘을 것이다.
그러나 형식상으로는 해당 차관은 10년 거치를 포함한 30년 상환으로, 연1회 20년 균등분할상환으로 돼 있다. 북한의 경제사정으로 인해 상환이 어려울 경우를 대비해 '당국 간 합의할 경우 현물상환도 가능하다'고도 적시되어 있지만, 2007년까지의 그 어떤 차관에서도 회수가 없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만기 도래한 차관만 2000억 원이 넘어 ‘상환 촉구' 공문을 44번이나 보냈다지만 10년 넘게 답장도 없다고 했다. 다만 단 한차례 2007년 경공업 차관 8000만 달러 중 차관 금액의 3%에 해당하는 240만 달러만 현물(아연 100만톤)로 상환되었을 뿐이었다, 나머지는 모두 연체된 것으로 드러났다.
그런데도 정부는 이번 제3차 남북 정상회담을 즈음하여 ‘4.27 판문점선언’에 대한 국회 비준동의안을 국회로 넘기며 나랏돈으로 또 북에게 수천억 원을 퍼주자고 했다. 언론에 발표된 예산을 보니 전년 대비 2986억 원이 증가한 4712억 원이었다. 그 내용은 내년 한 해 판문점선언을 이행할 예상비용 추계가 합계된 것이라고 한다. 더구나 이 예산은 대부분 북한의 도로와 철도 등 경제 인프라 건설비용을 차관 형식으로 지원하는 것이며, 더불어 산림협력·사회문화체육교류 및 이상가족 상봉 비용은 아예 '무상지원'을 원칙으로 적시되어 있다는 것.
도대체 왜 그래야 하는지, 왜 또 ‘호구’에 머리를 처박냐구? 최소한도 지금까지 못 받은 돈, 어떻게 회수할지 상환할 계획이라도 첨부하고 서류를 들이밀어야 할 게 아닌가? 어떻게 받을 수 있을지, 국민들에게 일단 ‘빈말’로라도 알려줘야지, 왜 또 그냥 퍼줘? 이거 니들 주머니 돈이여? 맘 주고 몸 주고 돈 주더니 이젠 ‘집’까지 줘서 ‘연방제’ 만들어 어물쩡 이 나라 적화통일 시킬라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