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말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동쪽에 있는 샌게이브리얼의 한 주택 단지에 신고를 받은 경찰들이 들이닥쳤다. 너무 많은 사람들이 드나들고 시끄럽다고 주민들이 지목한 이 집의 부엌에 들어섰을 때 경찰들이 발견한 것은, 갓 태어난 아기들이 담긴, 나란히 줄지어 있는 바구니들이었다. 산후조리원 형태로 운영된 이곳에는 아기들을 낳은 중국 여성 10명과 이들을 돌봐온 직원들이 머물고 있었다고 < 뉴욕 타임스 > 는 전했다. "홍콩에 가서 아이를 낳느니 돈을 좀더 들여 미국에서 낳는 게 좋잖아요." 중국 장쑤성 난징의 젊은 엄마 주아무개(29)도 지난 1월 말 미국에서 딸을 낳아 돌아왔다. "친구가 홍콩에서 아이를 낳아 홍콩 신분증을 받아 온 것을 보고 원정출산에 관심을 가지다가 미국 시민권이 더 가치가 있다고 판단해 미국을 선택했다"고 그는 최근 < 진릉만보 > 에 말했다. 그는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산후조리센터들이 '미국에 와 아이를 낳으면 당신의 아메리칸드림이 이뤄진다'는 선전을 하고 있다"며 "우선 미국 비자 신청을 한 다음 임신을 하고 입국심사를 통과해 미국에 도착하면 이후의 일은 산후조리센터에서 다 알아서 해준다"고 말했다. 부유층인 그는 미국에 3개월 정도 머무는 동안 어머니와 함께 방 10개에 수영장까지 딸린 700㎡짜리 집 한채를 통째로 빌렸다. 한달 4700달러의 집세와 제왕절개 출산비용 7600달러 등 수만달러의 비용을 썼다. 중국의 부유한 젊은 부부들 사이에 '원정출산'은 이제 낯선 얘기가 아니다. 홍콩행 원정출산이 몇년 전부터 붐을 이룬 데 이어, 이제는 미국행 원정출산이 새로운 유행으로 번져가고 있다. 중국 각지에서 미국 원정출산 중개회사들이 성업중이며, 홍콩 원정출산 비용이 10만위안 정도인 데 비해 미국 원정출산은 최저 20만위안 정도가 든다고 < 남방도시보 > 가 전했다. 보통 출산 전 2개월, 산후 1개월 형식으로 3개월 동안 미국에 머무는 패키지인데, 모든 직원이 중국어를 하고 전문 중국요리사를 둔 산후조리원들이 로스앤젤레스 일대에 우후죽순처럼 늘고 있다고 중국 언론들은 전한다. 중국인의 미국 원정출산 관련산업이 기업화, 제도화되고 있는 것이다. 큰 비용을 들여 미국행 원정출산을 떠나는 중국 부모들의 '아메리칸드림'은 중국보다 훨씬 나은 미국의 교육과 복지를 누리고 싶다는 바람이다. 1년 전 미국에서 둘째 아들을 낳고 돌아온 상하이의 저우아무개는 최근 < 중국신문사 > 에 "아이가 나중에 미국으로 유학 가면 받을 수 있는 혜택이 원정출산에 드는 20만위안보다 훨씬 크다"며 "현재로서는 중국이 미국보다 경제적 기회가 훨씬 많기 때문에 미국에서 생활할 생각이 없지만, 아이가 21살이 돼 온 가족이 미국 시민권을 신청할 수 있게 되면 우리 부부도 퇴직연령이 되기 때문에 미국에서 복지혜택을 누리고 살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의 '한자녀 정책'을 피해 합법적으로 아이를 더 낳을 수 있다는 점도 중요한 요소다. 난징사범대학 인페이 교수는 "미국 원정출산 현상은 중국 사회체제의 문제점을 반영하는 것"이라며 "(개혁개방 정책으로) 먼저 부를 일군 사람들은 교육, 양로, 취업문제에 대해 현재 중국의 수준보다 요구가 높다"고 말했다. 대만 출신으로 상하이에서 미국 원정출산 전문 소개소를 운영중인 로버트 저우는 "고객의 대부분은 의사, 변호사, 기업 간부, 언론계 유명인사 등 고소득층이며, 40%는 상하이, 30%는 베이징 출신"이라고 말했다. 산모들은 모두 합법적 여행비자를 받아 미국에 도착하기 때문에 불법은 아니다. 하지만 최근 미국에서는 중국인들의 대규모 원정출산에 대한 경계감이 커지고 있다. '미국에서 태어난 아이는 자동으로 미국 시민권을 받는다'는 미국 헌법 14조의 허점을 파고든 '회색산업'이라는 비난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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