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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의 시
가구공방에서 톱질
채풍묵
바르게 톱질하는 법을 익히려면톱에 마음을 맡기고 그가 인도하는길을 따라갈 수 있어야 한다톱을 믿고 톱의 등을 주시한 채톱이 받아들이는 중력을 따라가면수직으로 내려가는 곧은 길이 있다그 때 톱날이 지나가는 수평의 긴장은톱의 머리끝부터 명치 안쪽 깊은 곳까지골고루 평행한 일직선을 그려야 한다제 품으로 당길 때만 힘을 주려하지 말고밀고 당김을 가능한 부드럽게 반복할 것나무의 잘린 면이 반듯하게 나오려거든호흡은 길고 고요하게 유지해야 한다힘주는 팔보다 힘빼는 팔을 느끼고 나서야나무의 속살을 곧게 여는 톱질이 남긴직선의 상처가 공방 작업대에 무수하다
-------------------톱으로 나무를 잘라본 이는 알 것이다. 톱을 처음 잡을 때면 나무가 잘릴 때까지 끝까지 주위를 기울여 마음을 놓지 말아야 한다는 것을, 즉 '호흡은 길고 고요하게 유지해야 한다' '힘주는 팔보다 힘빼는 팔을 느끼고 나서야' 반듯하게 잘린다는 것을 이 시가 성찰한다. 모든 인생살이 또한 그렇지 않은가. 양극단에 치우치지 않는 지혜로움과 일초 일초를 어떻게 운용하느냐에 따라 이루어지는 정성의 결과물들인 것임을.
채풍묵 시인은 전북 고창 출생. 건국대학교 국어국문학과 졸업. 1993년『월간문학』으로 시조 등단 1999년『문학사상』으로 시 등단하였으며, 시집으로 <멧돼지>가 있다. 현재 대원고등학교 교사.
<신지혜.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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