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려본기 “149년 동방에 모여”… 전문가 “200∼300년에 한번 일어나 ” 151년 8월 10일 새벽 동쪽 하늘에 수성, 토성, 화성, 금성, 목성(왼쪽부터 차례대로) 등 다섯 행성이 모여 있는 상상도. 한국아마추어천문학회 제공 “우리 고대사에는 천문 기록이 많습니다. 그중에서도 ‘오성(五星)결집’에 관심이 갔죠. 삼국사기를 살피다가 고구려 때 오성 기록을 처음 발견했습니다. ” 오성결집은 수성, 금성, 화성, 목성, 토성 등 5개 행성이 하늘의 일정한 영역에 한데 모이는 현상을 일컫는다. 황보승 대구운암고 교사(한국아마추어천문학회 회원)는 삼국사기 고구려본기에서 ‘차대왕 4년(149년) 5월에 오성이 동방에 모였다’는 기록을 찾아낸 뒤 올해 초 천문 소프트웨어를 이용해 확인 작업에 들어갔다. 황 교사는 “소프트웨어를 통해 당시 천문 현상을 추적해 보니 151년 8월 10일 새벽 동쪽 하늘에서 오성이 30도 이내에 모였음을 확인했다”면서 “고구려본기의 기록은 이를 관측하고 적은 것일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박석재 한국천문연구원 연구위원은 “2000년 정도 전의 기록임을 감안할 때 1, 2년의 오차가 생길 수 있다”며 “오성결집 현상은 200∼300년에 한 번씩 드물게 일어나는 현상인 만큼 기록의 가치가 높다”고 말했다. 오성결집은 고조선 때 한 차례 기록된 바 있다. 환단고기(桓檀古記)에는 ‘무진오십년오성취루(戊辰五十年五星聚婁)’라는 구절이 나온다. 천문학자인 고(故) 라대일 박사와 박창범 고등과학원 교수는 이 구절을 기원전 1734년 7월 중순 저녁 서쪽 하늘에 화성, 수성, 토성, 목성, 금성이 순서대로 늘어선 것으로 해석해 1993년 한국천문학회지에 발표했다. 특히 이 기록은 5개 행성이 ‘루’라는 별자리(현재 양자리)에 모였다는 뜻으로 ‘오성취루’라고 불린다. 박 위원은 “이번에 발견된 다섯 행성은 지금의 게자리에 해당하는 ‘귀(鬼)’에 위치한 만큼 ‘오성취귀’라고 부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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