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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의 시
혀
장옥관
혀와 혀가 얽힌다혀와 혀를 비집고 말들이 수줍게삐져나온다접시 위 한 점 두 점 혀가 사라질수록말이 점점 뜨거워진다말들이 휘발되어 공중에 돌아다닌다장대비가 되어 쏟아진다그렇게 많은 말들이 갇혀 있을 줄 몰랐던혀가 놀라며 혀를 씹으며솟구치는 말들을 애써 틀어막으며그래도 기어코 나오려는말을 비틀어 쏟아 낸다혀가 가둬 놓았던 말들이 저수지에 갇혀 있던말들이 치밀어 올라방류된다 평생 되새김질만 하던 혀는갇혀 있던 말들을 초원에풀어 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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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수한 말들의 진원지인 혀, 말들을 배출하기 위해서 혀는 ‘혀와 혀가 얽힌다 / 혀와 혀를 비집고 말들이 수줍게 / 삐져나온다’고 시인은 말한다. 이 시는 말이 되어 나오는 과정을, 미세한 단층촬영보다도 더 섬세하고 명징한 그 비경을 마치 슬로우비디오처럼 환히 열어 보이고 있다. 말을 초원에 방류하기 위하여 저 눈물겨운 혀가 아니었다면 어디 무슨 말이든 채 가당키나 하였겠는가.
장옥관 시인은 경북 선산 출생. 계명대 국문학과와 단국대 대학원 문예창작학과 졸업. 1987년『세계의 문학』으로 등단했다. 시집으로 <황금 연못><바퀴소리를 듣는다>< 하늘 우물><달과 뱀과 짧은 이야기>이 있으며, 일연문학상, 김달진문학상등을 수상했다.
신지혜<시인>
웹사이트; www.goodpoem.net
이메일: shinjihyepoet@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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