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차는 속력을 내면서
무게의 심지를 박는다, 덜컹덜컹
스테이플러가 가라앉았다 떠오른다
입 벌린 어둠 속,
구부러진 철침마냥 팔짱을 낀 승객들
저마다 까칠한 영혼의 뒷면이다
한 생이 그냥 스쳐가고
기약 없이 또 한 생이 넘겨지고
아득한 여백의 차창에
몇 겹씩 겹쳐지는 전생의 얼굴들
철컥거리는 기차는 멈추지 않는다
촘촘한 침목을 박으며
레일이 뻗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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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가 그대의 오늘을, 화들짝 깨어나도록 할것이다.시인은 이 세상길에서 지금 그대는, 인생이란 기차를 타고 여행 중임을 깨우쳐준다.그것도 '철컥거리는 기차는 멈추지 않는다' 그저 이 시에 온몸을 맡기고 그저 덜컹거려 보라. 이 생에 동승한 승객들은 또 어떤가, 우리 모두는 태어나자마자 멈출 수 없는 속력으로 거대한 스테이플러처럼, 이 알수없는 시간의 침목을 박으면서 가고 있다고 한다. 시인이 우리를 두들겨 깨운다 "한 생이 그냥 스쳐가고/ 기약 없이 또 한 생이 넘겨지고/ 아득한 여백의 차창에/ 몇 겹씩 겹쳐지는 전생의 얼굴들" 이라고, 어떠신가.소중한 오늘을 구겨진 종이처럼 또 사용할 것인가? 생은 넉넉하다고 안일하게 소비할 것인가? 이 시가 그대를 어둠 속 터널과 광활한 벌판을 횡단시키며, 그대의 생이란 과연 무엇인가. 오늘의 생이 과연 올바른가에 대해 진지하게 돌이켜보도록 죽비를 내리친다..
<신지혜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