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에서 벗어나게 하소서'하고 기도하게 마옵시고
'위험에도 겁을 내지 말게 하옵소서'라고 고백하게 하소서
'고통에서 벗어나게 해 주소서' 기도하게 마옵시며
'고통 속에서도 견딜 수 있는 인내를 주옵소서' 라도 간구하게 하소서
'인생의 싸움터에 동료자를 보내소서' 기도하게 마옵시고
'싸움에서 이길 힘을 주시옵소서' 라고 두 손 모아 기도하게 하소서
'근심과 두려움 속에서 구원해 주소서' 라고 기도하게 마옵시고
'두려움을 물리쳐낼 용기를 주옵소서' 라고 소망하게 하소서
겁내는 이가 되고 싶지 않사오니 도와주시옵소서
기쁘고 성공할 때만 하나님이 도우신다 생각하게 마옵시고
하루하루의 슬픔과 괴로움,
때때로 핍박과 고통의 한 가운데
하나님께서 내 손목을 꼭 움켜잡고 계심을 간곡히 믿게 하소서
*번역 수정/신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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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는 인도의 시성으로 일컬어지는 R. 타고르의 아름답고 감동적인 시다. 여기엔 '참된 기도의 자세란 어떠한 것인가' 라는 참된 신앙의 자세와 명상적인 일깨움이 구구절절이 스며들어 있다.
기도란 오직 '구하는 마음'으로만 이루어진, 자신의 욕망의 응집된 힘일 뿐인가, 아니면 살아내고자 하는 용기있는 자아의지가 곁들여진, 신과의 영성적 소통인가를 깊이 자각하게 한다. 즉 신에게 개인적 영혼의 진보를 위한 명상이 깃든 올바른 기도자세에 대하여 이 시는 뜨겁게 가슴을 울려주고 있다.
이 세상에 이미 태어난 것 자체가 신에 대한 무한한 사랑의 지복임을 갈파한 이 시인은, 인간존재에 대한 깊은 명상을 통해 자신을돌아보고 신앙자로서의 참다운 기도의 모습을 드러내 보여준다. 이미 주어진 삶의 곳곳에 넘치는 신의 사랑과 영성속에서 어떻게 용기있는 자발적 의지가 곁들여져야 하는 지, 그것이 또한 신에게 합당할 것인지 자성케 하는 기도의 고차원적 모범을 제시해준다.
즉 이 시는 기도의 참된 본질과 정체, 내적 기도의 적합성에 대해 명상적 사유와 자각이 필요함을 일러준다. 우리가 신 안에서 거듭나야 할 당위성을 알고 있다면, 구복신앙의 자세보다 깨어있는 자로서의 진보적인 기도자세를 가져야 할 것임을 일깨우고 있다. 이 시는 경건한 신과의 소통에 대하여, 매우 아름다우며 감동적인 기도로서, 널리 신앙인들의 가슴을 파고들고 있다.
타고르(1861-1941)의 본명은 라빈드래나스 타고르. 인도 캘커타 출생. 시집으로 'The Crecent Moon' 'The Gardener' '기탄잘리' 등이 있으며 다수의 희곡 소설 평론집 등이 있다. 서정시집 '기탄잘리'(1910)(신에게 바치는 송가)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다.
<신지혜 시인>
[뉴욕중앙일보] <시와의 대화> 기도-타고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