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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침의 시
떨림
배용제
버드나무에서 새 한 마리 날아오르자 나뭇가지가 파르르 떨린다 일순 허공의 세계가 잠시 균형을 잃고 비틀거린다.
제 몸 깊숙이 떨림이 가라앉을 때까지 나무는 천천히 어두워지고 있다
어쩌면 버드나무는 평생 사소한 바람소리에도 아득히 정신을 놓으며 떠나간 새의 안부를 물을 것이다 속울음 같은 떨림을 끌어안고 오래오래 제 속을 비워갈 저 버드나무 자신의 영혼이 펼칠 수 있는 마지막 날개 같은 것이어서
떨림이란 또 다른 너의 얼룩 같은 것이어서 없는 너를 품는 것이 얼마나 가슴을 두근거리게 만드는지
가슴을 오래 멈추지 않는 울렁증, 어느 상한 마음이 머물다 떠난 흔적일까 또 다시 허공 속 수많은 길을 향해 안부를 묻는다 바람 한 줌이 들여다보는 빈자리 마다 주인을 알 수 없는 그림자만 버려져 있다
내 것이 아닌 나를 내가 사용하는 것 같은 죄스러움에 길바닥에 우두커니 세워두지만 어느새 어두운 내 속으로 따라와 웅크린 채
버드나무와 나는 유리창을 사이에 두고 잎이 지거나 완전히 늙어버릴 때까지 서로의 떨림을 견주어본다 날 수 없는 날개를 품는 것이 어찌 보면 너무 막막함이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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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가 그대의 소중한 인연들을 다시금 생각하게 하리라. 버드나무와 새와의 만남마저도 미세한 떨림의 파장이라는 것을. 한 존재와 존재사이의 소중한 '떨림'의 파장으로 하여, 서로가 깊숙이 영혼을 교류하며 나투고 있다는 것을 가만히 감지해 보라. 어떻게 오늘 그대에게 부딪쳐 오는 것들의 인연이 별 것 아니라고 무심히 말할 수가 있겠는가.
배용제 시인은 전북 정읍 출생. 1997년 『동아일보』신춘문예로 등단. 시집 으로<삼류극장에서의 한때> <이 달콤한 감각> 등이 있다. <신지혜.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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