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시인선 0192 윤중목 시집 밥격
밥격/ 윤중목/ (주)천년의시작
B6(신사륙판)/ 108쪽/ 시작시인선(세트 0192)
2015년 11월 9일 발간/ 정가 9,000원
ISBN 978-89-6021-247-3 / 바코드 9788960212473 04810
❚신간 소개❚
시작시인선 192권. 1989년 7편의 연작시 「그대들아」로 제2회 전태일문학상을 수상하며 문단에 나온 윤중목 시인이 26년 만에 펴내는 첫 시집이다.
밥”의 해결은 인간 생존의 절대적인 조건이다. 인간은 ‘밥’에 대한 욕구를 채우지 못하면 안전에 대한 욕구도, 애정과 소속감에 대한 욕구도, 자기 존중에 대한 욕구도, 그리고 자아실현도 이룰 수 없다. 그리하여 작품의 화자는 “밥”을 단순히 물질적인 대상으로 여기지 않고 “사랑”이라 노래한다. “한술 더 뜨라고, 한술만 더 뜨라고/ 옆에서 귀찮도록 구숭거리는 여인네”의 “사랑”(「밥」)이 있기에 “밥”을 진정한 양식으로 삼을 수 있었던 것이다. 윤중목 시의 화자가 “밥”을 “세상 가장 찰지고 기름진 사랑”이라는 의미로, 그것을 “밥격”으로 승화시켜 노래한 것은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밥”을 가족의 사랑이 담긴 양식이자 인간 가치의 토대로 인식한 것이기 때문이다.
❚추천사❚
등단 26년만의 첫 시집이라니! 벼락처럼 뒤통수를 후려치는 시업이 아닌가. 이 가을밤에 윤중목 시인의 『밥격』을 읽으며 다변의 나를 먼저 반성해야 했다. 그리고 25년 전 그에게 빌린 130만원을 떠올렸다. 아현동의 단칸방에 살던 시절의 밀린 월세였다. 당시 나는 한국작가회의 총무간사였고, 그는 소위 세계제일의 IT회사에 다니고 있었다. 그러나 이런저런 문학운동, 사회운동을 통해 부조리한 현실에 정면으로 맞서면서부터, 그리고 그 후 원치 않은 인생의 격한 파도에 떠밀리면서부터 심지어 그는 “신불자”가 되고 “금초자”가 되기도 했다. 영화평론가이기도 한 윤중목 시인을 생각하면 ‘시는 문학판의 독립영화, 독립영화는 영화판의 시’라는 것이 분명해 보인다. 이렇듯 그에겐 삶의 벼랑에 몰린 “아버지”가 되어 밤새 “으악새”처럼 슬피 울던 때가 있었고, 그럴수록 그 멍에를 고스란히 받아 안으며 치열하게 시를 쓰고 또 독립영화에 열정을 쏟았던 것이다. 그렇다. “만인의 밥은 나의 밥”이며 “나의 밥은 다시 또 만인의 밥”인 것이니, 이 “고속탈수기 같은 시대에” 그는 “눈물밥”의 기억을 서늘하게 다시 세우며 만인을 위한 시와 독립영화에의 희망을 거두지 않는 것이다. 그리고 이제는 “가시옷 스스로 벗어/ 찰진 밤알 톡하니 터뜨리”길 오직 기다릴 줄 아는 것이다. 언제고 환한 나의 친구, 윤중목 시인의 첫 시집에 경의를 표한다.
―이원규(시인)
❚저자 약력❚
윤중목
1989년 7편의 연작시 「그대들아」로 제2회 전태일문학상을 수상하며 문단에 나왔다. 20편의 한국장편상업영화를 대상으로 인문학과 영화의 크로스오버를 시도한 저서 『인문씨, 영화양을 만나다』가 2007년 문화체육관광부 우수교양도서로 선정되며 영화평론가로서도 본격활동을 시작하였다. 고려대 경영학과와 헬싱키경제경영대학원을 졸업하였고, 한국IBM노동조합 제4대 위원장을 지냈다. 그 밖의 저서로는 에세이집 『수세식 똥, 재래식 똥』, 시사경제서 『캐나다 경제, 글로벌 다크호스』 등이 있으며, 또한 엮은 책으로 『독립영화워크숍, 그 30년을 말하다』가 있다. 현재 영화공동체 대표, 문화그룹 목선재 대표로 있다.
❚차례❚
시인의 말
제1부
밥격 13
금초자 14
으악새 15
삶의 명제 17
삼수갑산 18
부럼 19
오만 원 20
굴욕 21
발자국 23
반 평 24
리어카 25
향기 27
상처 29
동춘이 30
시 같지 않은 시 31
제2부
똥 35
사람 36
밤에 37
불행에 대하여 38
돌잡이 39
낙산에서 41
속울음 42
바퀴 43
방충망 44
아스팔트도 자연이다 45
밥 46
나의 기도 47
목숨 걸고 48
청춘백서 49
제3부
비 53
무덤 앞에서 54
나무 55
산 너머 56
어미 57
밥 58
새 59
가을밤 60
매미 61
나이를 먹는다는 것은 63
벗이여 64
고향 열차 65
봄 66
돌섬 67
디카 68
제4부
약속 71
토끼와 거북이 72
껍질 74
산무당 76
침묵 77
샐러리맨 78
서울에 79
버스를 기다리며 80
황금박쥐 81
드라마 82
또 하루 83
증거 84
순남이의 여름 85
생업은 소중한 것이여 86
시여! 88
해설
맹문재 _ 가족의 시학 89
❚시집 속의 시 두 편❚
밥격
내가 오늘의 점심메뉴로
800원짜리 또 컵라면을 먹든
8,000원짜리 불고기백반을 먹든
80,000원짜리 특회정식을 먹든
밥값에 매겨진 0의 갯수로
제발 나의 인간자격을 논하지 마라.
그것은 식탁 위에 또아리를 틀고 앉아
입과 혀를 교란시키는 한낱 숫자일 뿐.
식도의 끈적끈적한 벽을 타고
위장으로 내려가는 동안
앞대가리 8자들은 모조리 떨어져 나가고
소장에서 대장에서 직장으로
울룩불룩 창자의 주름을 빠져나갈 때
나머지 그 잘난 0자들도 모조리 떨어져 나가고.
밥격과 인격은 절대 친인척도
사돈에 팔촌도, 이웃사촌도 아니다.
무덤 앞에서
잔솔나무 빼곡한 산 아래턱
양지바른 자리는 용케 잡았소.
구색은 갖춥네 봉분 앞자락에
매끔한 흰 비석도 하나 세웠소.
논밭갈이 자식갈이에 일평생
등날 퍼런 농투성이 張三李四로
이름 석 자 흙 속에 묻고 살더니
죽어서야 몸뚱이도 땅에 묻었소.
이생 등진 관 속에도 세월은 슬어
베옷 동인 육골은 이미 썩고 삭고,
철따라 무덤가에 들꽃 향기 그윽해도
고향 떠난 자손들 낫질 끊긴 지 오래.
바람 불어 뗏장이 어질러진 밤이면
뒷산 칡넝쿨 사납게 얼크러졌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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