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시인선 0216 안용산 시집 향기는 코로부터 오지 않는다
향기는 코로부터 오지 않는다/ 안용산/ (주)천년의시작
B6(신사륙판)/ 112쪽/ 시작시인선(세트 0216)
2016년 9월 14일 발간/ 정가 9,000원
ISBN 978-89-6021-291-6 04810 / 바코드 9788960212916 04810
❚신간 소개 / 보도 자료 / 출판사 서평❚
시작시인선 216번 <향기는 코로부터 오지 않는다>가 발간되었다. 저자인 안용산 시인은 1985년 <좌도시>를, 1994년 <실천문학>을 통해 작품 활동을 시작했으며 <메나리 아리랑>, <잡색의 노래>등 여러 시집을 낸 바 있다.
이번 시집에 실린 시들은 간결한 그만의 형식을 통해 자연과 서정을 노래하고 있다. 결코 조금도 어렵지 않은, 정감이 가득한 시편을 그의 출신지인 충청도 사투리를 통해 부드럽게 드러낸다. 따뜻한 말을 던지지 않지만, 그만의 간결한 형식과 시어에 의해 우리는 그의 시를 누구보다 따뜻하고 부드럽게 읽어낼 수 있다.
❚추천사❚
시인 안용산을 볼 때마다 나는 심한 자괴감을 느낀다. 투명한 거울인 그의 얼굴에, 세속도시의 욕망에 찌든 내 검은 얼굴이 비취기 때문이다. 웃을 때마다 천진무구한 웃음이 동심원을 그리며 얼굴 전체로 번지는 그의 모습은 미상불 보기에 좋다.
시와 삶의 보폭이 나란한 시인! 그는 노자, 장자의 무위자연을 삶과 시로 올곧게 실천하며 살고 있는, 이 시대 아주 보기 드문, 희귀한 시인이다.
그의 시는 꾸밈이 없다. 알뜰살뜰한 서정을 간결한 형식에, 숨은 꽃처럼 수줍게 담아낼 뿐이다. 그의 시편들 속에는 산과 마을이 있고 바람이 불고 구름이 흐르고 꽃이 피고 냇물이 흐르고 나비가 난다. 그리고 자연을 닮은 사람들의 때 묻지 않은 생활이 있다. 요컨대 그에게 있어 인간의 삶은 자연의 운행하는 질서에 다름 아니다.
“풀밭으로 서 있는/ 소/ 귀를 세우고”(「세상을 세우다」) “고추가 가을 햇살을/ 밀고 당기고 있고”(「배려 3」) “어둠으로 밤새 달려와 가득 채운 논물이 새벽 햇살로 반짝이고 있었다 아니 반짝이는 것은 햇살이 아니라 아직두 달빛을 쓰레질하는 흙살”(「때가 되었다」)인 세상에서는 너와 나의 구별이 없다. 즉 나와 타자를 분별하는 인식이 존재할 수 없는 것이다.
그렇다. 그의 시는 에누리 없이 그의 순박한 성정과 삶을 닮았다. 그에게 있어 시와 삶은 샴쌍둥이인 것이다. 그 어떠한 첨단 문명과 후기 자본주의의 가공할 탐욕도 그의 순정한 생활의 영토를 침범하지 못했다. 우리는 이 귀한 시인을 아껴야 한다.
―이재무(시인)
❚저자 약력❚
안 용 산
1956년 충남 금산 출생.
1985년 『좌도시』 와 1994년 『실천문학』 을 통하여 작품 활동 시작.
시집으로 『메나리 아리랑』 『잡색의 노래』 『돌무야 놀자』 『바람으로 노닐다』 『콩꽃 피다』 등이 있음.
❚차례❚
시인의 말
제1부
바닥이다 13
향기는 코로부터 오지 않는다 14
장마 끝이다 15
물꼬로 가자 16
참꽃 17
꽃 꽃 무슨 꽃 18
저것 몸 봐 19
이게 무슨 소리여 20
몸짓이여 21
그림자 22
어떤 바람 23
바람이 놀다 간 자리 25
아직까지도 26
그때여 27
나를 보았다 28
때가 되었다 29
세상을 보다 30
니가 있어 살맛이다 31
그대여 32
숲길을 가다 33
큰 구멍이다 34
가을걷이 35
돌고 돌아라 36
어제보다 더 흔들다 37
아직두 별이다 38
제2부
배려 1 41
배려 2 42
배려 3 43
배려 4 44
배려 5 45
배려 6 46
배려 7 47
배려 8 48
배려 9 49
배려 10 50
배려 11 51
배려 12 52
배려 13 53
배려 14 54
배려 15 55
배려 16 56
배려 17 57
배려 18 58
제3부
바람은 다시 분다 61
제4부
갈 수 없는 고향이다 75
누구냐 76
폭우로부터 77
대둔산 78
연꽃으로부터 79
괜찮어 80
어쩐댜 81
알았어 82
그랴그랴 83
나무로부터 84
단풍취로부터 86
벌금자리로부터 87
명아주로부터 88
뽕잎으로부터 89
넝쿨로부터 90
산촌으로부터 91
나비로부터 92
찔레꽃으로부터 93
쫑지로부터 94
물로부터 96
해설
권덕하 기화氣化의 서정 97
❚시인의 말❚
너를 만나
나를 생각하니 문득
모든 것들이
기화氣化로부터 오고 있음을
보았다
기화는 보이지 않는 “너”없이
나 또한 있을 수 없다는
부딪침의 바람이었다
너는 무엇이던가
❚시집 속의 시 한 편❚
향기는 코로부터 오지 않는다
문득 무엇인지 모르지만
화들짝 놀라고 있다
무엇일까
그렇구나
향기는 코로부터 오지 않고
이렇게
온몸으로 오는구나
이미 알고 있는
것에는
놀라지 않았다
알 수 없는 곳으로부터 다가와야
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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