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의 말들 - 김완 시집
(시작시인선 0414)
2009년 『시와시학』으로 등단해 『그리운 풍경에는 원근법이 없다』, 『너덜겅 편지』, 『바닷속에는 별들이 산다』 등을 상재한 김완 시인의 새 시집 『지상의 말들』이 시작시인선 0414번으로 출간되었다. 이번 시집은 김완 시인이 의사이자 시인, 여행자라는 중층의 시적 정체성을 아우르는 시편들로 이루어져 있으며, 이러한 구도 안에서 김완 시의 두 줄기를 형성하고 있는 “서정의 농도와 서사(역사)의 밀도를 함께 높여”(「해설」) 가고 있다. 해설을 쓴 김수이(문학평론가)는 시인이 이번 시집에서 “그간 쌓아 온 의사, 시인, 여행자의 트라이앵글 구조를 유지하며” “고통과 치유의 여정으로 요약되는 인간 존재의 삶에 대한 깊이 있는 탐구”를 수행하고 있다고 평한다. 또한 시인에게 있어 “시란 ‘살리지 못한 말 = 몸들을 위한 최소량의 말’”임을 밝히며, “그의 시 쓰기는 생명을 지닌 존재와 그의 삶에서 우러나고 누락된 ‘최소량의 말’을 듣고 기록하는 일”임을 조명한다. 그리하여 “의사와 시인이 직업이나 역할이기 전에 한 인간이 갖추어야 할 윤리적 덕목”이며 그가 “비극적인 역사와 동시대의 잊힌 미미한 목소리들을 끊임없이 듣고 시화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추천사를 쓴 임동확(시인)은 김완의 시들이 “‘시간 여행’의 산물이되, 일단 지나온 삶을 반추하는 일상의 시간에서 들려오는 말들을 경청(傾聽/敬聽)하는 모습을 하고 있다”고 평하며, 그가 “‘등 굽은 농부의 곡괭이’질처럼 충실하고 정직한 ‘시간과 존재의 방정식’을 꿈꾸며 끝끝내 돌아오지 않는 ‘말’들을 찾기 위한 ‘여행’의 노상에 있”음을 전한다.
저자 : 김완광주광역시 출생.2009년 『시와시학』으로 등단.시집으로 『그리운 풍경에는 원근법이 없다』, 『너덜겅 편지』, 『바닷속에는 별들이 산다』가 있음.2018년 제4회 송수권 시문학상 남도시인상 수상.현재 김완 혈심내과 원장.
시인의 말
제1부 언 땅이 풀릴 때
언 땅이 풀릴 때 13봄, 무덤 14징검다리 15뿌리의 힘 16시인들의 술상 17낯선 새벽 18칠월 19슬픔에 대하여 20정산 21다산초당 가는 길 22금강 하굿둑에서 24밤의 소리 25시간 여행 26얼음처럼 격렬한 사랑 27각시투구꽃 28제2부 지상의 말들장터목산장에서 31거제에 와서 32내 핏빛 노래, 작은 우주가 될 수 있다면 34직립의 사랑법 36비명 37소문들 38지상의 말들 40십이월의 선암사 42혼자 먹는 밥 44문門의 상대성 45엄지발톱이 나오다 46감옥으로 들어간다 48기침에 대한 명상 2 49영주의 밤 50창평장 51푸른 봄 52제3부 따뜻한 그늘어떤 봄날 57일상 2 58관매초등학교 59흔들리지 말자 60하늘정원 가는 길 62꼬막재를 오르며 63열매 없는 나무는 없다 64혼자가 된 사람 65그대 울음소리 66그대는 누구신가 68고향 집 70부석浮石 71따뜻한 그늘 72중봉中峰을 오르며 74두드러기 76나폴리, 항구에 갈매기가 없다 78제4부 헐벗은 나무들이 숲을 이끌고 간다애벌레처럼 웅크리고 울고 있었네 81임을 위한 행진곡 82서해안에는 일출이 없다 83붉은 해변 84다랑쉬오름을 오르며 86아스팔트 위에 뿌린 씨앗 88정율성 92봄눈 94십일월 96헐벗은 나무들이 숲을 이끌고 간다 98안개는 의문을 품게 하는 성질이 있다 99다시 촛불이다 100민변이 다녀갔다 102동백꽃 피고 지네 105신발 끈을 다시 묶으며 106천둥처럼 올 그날을 기다리며 108해설김수이 정산定散의 시학, 돌덩어리와 징검다리 사이 110
김완이 비극적인 역사와 동시대의 잊힌 미미한 목소리들을 끊임없이 듣고 시화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세상은 달아날 수 없는 곳” , “자신을 달래며 견딜 수 없을 때까지// 존재할 수밖에 없는 곳”이지만, 아직 “태어나지 않은 말들을 기다리며// 견딜 수 없는 세계에 기대”(「지상의 말들」) 계속 나아가야 한다고 김완은 자신과 타인들을 독려한다. 이 ‘시적 재탄생’의 길은 “외롭지만 서슬 푸른 영혼이 되리라”(「혼자 먹는 밥」)라는 김완의 개인적인 성장을 위한 것이자, 감염병과 기후 재난을 비롯한 총체적 위기에 시달리는 우리 시대와 인류의 거듭남을 위한 것이기도 하다. 같은 맥락에서 김완이 쓴, 직설(의학)과 은유(시)를 아우르는 여행자의 말을 인용하자면 이러하다. “문은 스스로 열고 나갈 수 있어야 문이다”(「문門의 상대성」).-해설 중에서■시집 속의 시 한 편■언 땅이 풀릴 때덕산골 편백나무는홰친홰친 우듬지를 흔들어 운다언 땅이 풀릴 때 땅은 제 몸에 박힌얼음을 깨뜨리고 몸 공양한다등 굽은 농부의 곡괭이가채마밭 고랑을 돋우고참새들 수다는 시작된다언 땅이 풀릴 때 터지는 속울음이면남북 관계도 스르르,설핏 희망을 품어도 되는가바람은 아직 차지만 여린 햇살에너덜겅 바위들도 쌓인 눈을 털어 낸다서리서리 너와 나의 가슴에도오래 참은 봄, 기꺼이 불러낼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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