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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침의 시>
나무에게 절한다
배한봉
복숭아를 따본 사람은 알지요. 복숭아를 따려면 열매의 무게로 늘어진 가지 아래로 절하며 들어가야 한다는 것을. 허리와 무릎 낮추고 나무를 우러러보며 따야 한다는 것을. 부처에게 절하듯 나무에게 감사의 절을 하고 공손 히 손을 내밀면, 나무는 열심히 잘 익힌 열매로 그 뜻 을 받아들이지요. 이심전심, 그것이 고마워 나는 자연 의 경전인 그 과일을 아름다운 이웃과 나눠 먹지요. 나무에게 절하지 않고 열매를 따지 마세요. 흙과 물과 햇볕과 바람의 기도로 꽃 피고 열매 맺어 익은 복숭아를 따본 사람은 알지요. 그것이 얼마나 고귀한 나라에 가 닿는 일인가를. 착한 손, 순한 마음으로만 가 닿을 수 있는 나라라는 것을.
***************************복숭아 한 알을 위해, 저 나무는 얼마나 지극 정성을 다했을 것인가. 그야말로 '흙과 물과 햇볕과 바람의 기도'로 일구어진 복숭아. 또한 우리는 모든 것들이, 인간을 위해 마땅히 존재하는 것처럼 얼마나 감사를 모르고 그간 무례했는가. 우리가 취한 소중하고 귀한 것들에 큰 절을 올리고 감사, 또 감사해야 하리. 무릇 평생 감사를 표현해도 다 못할 노릇이다. 이 시가 마음속에 큰 범종을 친다.
배한봉 시인은 경남 함안 출생이며, 1988년 [현대시]로 등단. 시집으로 <흑조黑鳥><우포늪 왁새><악기점><잠을 두드리는 물의 노래>이 있으며 저서로 <우리말 부모은중경>등이 있다 <신지혜.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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