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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의 시
머나먼 돌멩이
이덕규
흘러가는 뭉게구름이라도 한 번 베어보겠다는 듯이 깎아지른 절벽 꼭대기에서수수억 년 벼르고 벼르던 예각의날선 돌멩이 하나가 한순간, 새카만 계곡아래 흐르는 물속으로 투신하는 걸 보았네
여기서부터 다시 멀고 험하다네
거센 물살에 떠밀려 치고 받히며 만신창이로 구르고 구르다가읍내 개울 옆 순댓국밥집 마당에서다리 부러진 평상 한 귀퉁이를 다소곳이 떠받들고 앉아 있는 닳고 닳은 몽돌까지
------------------이 시가 가슴깊이 와 박힌다. 시인은 말한다. 이 세계는 그저 굴러다니는 돌멩이 하나일 지라도, 혹은 도무지 쓸모 없을 것 같은 것들조차 그 존재의 의미가 있는, 바로 그런 세계인 것이다. 저마다 쓰임이 있고 역할이 있기에 이 세상의 톱니바퀴는 정교하게 맞물려 돌아가는 것이다. 상하가 따로 없고 귀천이 따로 없다. 어느 절벽 꼭대기 위에서 낙석한 돌 하나도 주춧돌이 되어 이처럼 소용이 되는 것임을, 신의 묘한 조화와 운용이 그것 아닌가. 어느 것 하나 무용지물이 없으며, 또한 버릴 것이 있다면 그것은 인간의 분별심일 뿐. 하물며 귀한 목숨의 존재들이야 더 말할 나위가 있겠는가. 시인은 각성의 세계를 나직이 일깨워준다.
이덕규 시인은 경기도 화성 출생. 1998년『현대시학』으로 등단. 시집으로 <다국적 구름공장 안을 엿보다><밥그릇 경전>등이 있으며 현대시학작품상을 수상했다.
<신지혜.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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