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봄을 달래달래 - 하미정 시조집
(상상인 시선 050)
책 소개
하미정 시인의 첫 시조집 『이 봄을 달래달래』는 봄의 전령사인 초록 식물 ‘달래’에서 파생된 “달래달래”의 의태어가 재치 있게 구사된 바와 같이, 선명하고 경쾌한 시어와 시적 이미지들로 가득하다. 시인이 발견하고 중층적으로 묘사한 사물의 이색적인 표현들은 시조의 특징인 3,4 음보 운율을 통해 더욱 생동감 있게 빛나고 있어서 특히 주목된다. 아마도 시조가 지닌 형식을 단지 언어적 제약으로 여기지 않고, 이러한 시조의 형식이야말로 ‘명랑한’ 기분을 유인誘引하는 리듬감을 부여한다는 점을 시인은 잘 알고 이를 의미 있게 구사하고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하미정 시인은 (특별히) 단시조의 멋과 맛을 잘 살려, 간결하면서도 선명하고, 사물의 특징을 잘 묘사하면서도 사물의 새로운 의미를 찾아내어, 봄과 여름, 가을 등 계절로 이어지는 삶의 변화와 영속성을 명쾌하게 짚어내면서도 활기차고 명랑한 시편들을 생산해 내고 있는 것이다. 단시조는, 짧게 구상된 깊은 의미의 깨달음이 전조轉照된 시의 형식이라는 사실이, 이번 하미정 시인의 시조에서 유감없이 펼쳐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해설(전해수 문학평론가) 중에서
시인의 말
분홍분홍
피어난 빗소리에
함축된
언어로 쓴 계절을 살았습니다
꽃의 자서전을 펼치고
이제 봄으로 갑니다
2024년 8월
하미정
시조집 속의 시 세 편
무화과를 풀다
한순간은 꽃이었다
한순간은 열매인
미숙의 계절 지나 짓무른 그리움에
여름이
데려와 머물며
풀어놓은 완숙미
계절은 미완성
미련이란 펜을 잡고
망설이는 마침표
보내야 할 당신을
독촉하는 계절이
미완성
가을 한 권을
아직도 퇴고 중이다
당근
식탁 위의 형광펜
접시에 쓴 기출문제
뿌리내린 노을이며
땅속 밝히는 등대
주홍색
단검을 잡고
입안 슬픔 자른다
목차
1부 이제 막
태어난 고백
무화과를 풀다 19
바람개비 20
토마토 신호등 21
달래 22
사과의 고요 23
나의 아름다운 수국 24
샐러드를 탐하다 25
김밥 26
쉼, 마시다 27
그런 날 28
장아찌 29
5월엔 30
횡재 31
여행 32
인삼 막걸리 33
2부 빨강이 짐이 된다면
꽃을 놓아도 좋아요
가려운 월요일 37
존재 38
산책을 읽는 시간 39
당근 40
장미에서 만나요 41
청춘 국수 42
또, 사랑 43
계절은 미완성 44
접시꽃 45
초코파이 46
자사호샐러리맨의 하루 48
어느 오후의 피치카토 49
현에 젖다 50
별을 향해 가는 여행 51
3부 침묵했던 숲들이
말할 수 있도록
환청 55
코스모스 피면 56
공손한 편의점 57
겨울 후 58
아침에 서면 59
침묵의 숲 60
여름 난로 61
철거촌 62
피어나는 팝콘 63
화분의 시간 64
폐타이어에 멈추면 65
못의 산책 66
바람 분다 67
희망 적금 68
내일의 자전거 69
4부 지웠다 다시 쓴 말들을
당신께 실어 나른다
단풍에 물든 시 73
해방된 가계부의 하루 74
회상 75
살다, 식물처럼 76
명랑한 계단 77
나는 봄을 가지러 왔다 78
옷걸이 79
당신이란 동쪽 80
딜레마 81
합격 통지서 82
변명 83
벚꽃편지 84
양파의 기억을 벗기면 85
빈 병 86
봄으로 갑니다 87
해설 _ 활달한 이미지즘과 명랑한 기분의 탄생 89
전해수(문학평론가)
저자 약력
· 무등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2020년)
· 제31회 전국한밭시조백일장 수상
· 시조집 『이 봄을 달래달래』
· 아르코문학창작발표지원 선정(2023년)
· 아르코문학창작발표지원 선정(2024년)
· 대전문화재단 창작지원금 수혜(2024년)
· 대전시조시인협회 이사, 대전문인협회 회원
· 토방시조 동인
duckhmj@hanmail.net
이 봄을 달래달래
하미정 시조집
상상인 시선 050 | 2024년 8월 26일 발간 | 정가 12,000원 | 128*205 | 102쪽
ISBN 979-11-93093-60-3(03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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