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기다리고 있었을까요 - 곽인숙 시집
(상상인 시인선 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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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곽인숙 시인의 시집 『나를 기다리고 있었을까요』는 다양한 시간의 서사를 안고 있다. 그래서 매번
시인의 또 다른 이면을 보는 것 같아 가슴이 후끈한 것이다. 우리가 활용하는 문자체계가 자음과
모음으로 이뤄졌듯이 곽인숙 시인의 풍부한 삶과 문학적인 사유가 결합을 통해 시적 세계를 아우르
고 있다는 것은 자명하다. 시적 상상력도 우리 사회가 인식하는 전반적인 현상들이라고 볼 때 시인
의 통찰 깊은 혜안으로 새롭게 시적 형상을 구축한 표상으로 우리에게 다가온다. 시적 공감의 세계
가 김수영 시인의 현실에 대한 긍정과 다를 바 없다고 볼 때 곽인숙 시인의 삶도 많은 시적 사유로
내면화된 은근한 서정이라고 보았다. 한낮의 긴 시간이 온통 시라면 밤은 얼마나 행복한 것인가?
곽인숙 시인의 시 전반을 관통하는 정서가 가슴을 은근하게 싸고도는 듯 밀물처럼 여백을 밀치며
우리에게 다가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박철영(시인, 문학평론가) 해설 중에서
추천 글
곽인숙 시인은 그리움에 대한 탐색이 깊다. 섬세하고 남다른 사색으로 삶의 보편적 이치에 닿으려는 고투와 통찰이 시를 수행하고 있다. 특히 사라져 버린 기억을 소환하는 노련한 수사가 독자적인 서정을 구축한다. 인간과 사물의 존재를 이루는 경외감이 단지 과거를 재구성하는 것뿐만 아니라 현재와 조화롭게 결합함으로써 새로운 세계를 탄생시킨다. 『기적소리』에서 ‘기차 떠난 추억의 숨구멍마다/말 걸어주던 이웃의 다정한 눈빛’이 독자를 아련한 추억으로 유인한다. 따듯한 선험적 슬픔이 그녀의 미학적 동경과 실존의 형상을 내면 깊이 끌어올린다. 존재의 뿌리를 이루는 고향 남해는 모든 것이 사랑이라는 바탕을 형성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발원하는 시어 자체가 진정성 있게 다가오는 시집 『나를 기다리고 있었을까요』를 강권한다.
-조선의(시인·시꽃피다 리더)
시인의 말
저 하늘의 태양이
내게 말한다
어머니 품속같이
따뜻하고 간절한 마음으로
시를 쓰라고,
2024년 봄
태양이 눈부신 날에
곽인숙
시집 속으로
오래된 밤의 자세
밤을 향해 시간은 스며듭니다
어둠을 파고드는 전구로 인해 밤은 너무 더디게 와서 별빛이 그리울 때가 있습니다
컴컴한 배경에는 함부로 발설할 수 없는 신비가 숨어 있습니다
낮을 이룬 것들이 고요 속으로 침잠하고 잔여의 시간을 나에게 넘깁니다
돌아보니 얼룩뿐입니다
그믐으로 건너뛰는 초하루에도 밤은 오래된 자세를 바꾸지 않습니다
마음의 묵정밭에 목어 소리 들려오고
모서리부터 어둠이 무너지더니 아침이 찾아왔습니다
서표
행간마다 대화가 웅성거린다
마음의 물기 마를 때까지
책갈피 속에 끼워둔
맑은 슬픔을 간직한 서표
새로운 글줄이 서재의 먼지를 빨아들이고
귓속말로 퍼져나가는
빛과 어둠이 혼재한다
책 속에는 출렁이는 혀가 있고
앞면과 이면은 서로의 벽을 이룬다
자신을 확인하기 위해
글을 쓰는 시인은
행복에 젖거나 고뇌에 밑줄이 그어진
흔적들을 눈 속에 담는다
보이지 않는 마음은
사라지는 표정을 붙잡으려 몸부림치는가
건너갈 수 없는 곳까지 바람이 뒤척이니
생각은 날로 골똘해진다
걸어 들어간 발자국 깊게
고운 시 한 편 쓰고 싶도록
미세한 떨림을 속지 속에 끼워 넣는다
목차
1부 빛바랜 우산을 접으니
복숭아의 시절
얼룩말
기적소리
두물머리
어린 할미꽃
홍매화
적당히 모르겠어요
조각보 우산
불광정사에서
인생의 까치집
나를 기다리고 있었을까요
싸리나무 문
아버지의 월급봉투
폭설 내리는 비자림 숲에서
골마지꽃
매화꽃 피던 날
2부 내 어두운 자리마다 등불이
지암 스님을 뵐 때마다
말이 동사가 되어
포개짐은 허물어짐인가
밥그릇
보고 싶습니다, 아버지
동안거
부석사에 사는 목어
나를 관조하다
두 손을 모으다
늦가을 서정
단상 시초내 마음의 은행나무
삶의 가파른 벼랑
모과나무
서귀포 자연휴양림
내일은 순풍
달, 그리움
분리수거
추억의 씨앗
3부 그래도 아름다웠던 순간은 있었기에
골목길
분이 핀 호박
비대면 인연
무소식의 부활
살아가는 감정의 양면
어머니의 봄
수양벚나무
서산으로 지는 노을
죽방렴 멸치
가뭄의 텃밭
유년 시절의 남해
커피향 같은 여자와 커피잔
다랭이마을에서
붉은 징표
그리운 손
고목
망초꽃 달동네
솔솔 시간을 앗아가는 세월
4부 생의 갈림길에서 뜨거웠던 순간들
다시 피는 꽃
밀당 중인 하루
아버지와 은행나무
호접란
대들보
가을 전어
백자노란 소국
추풍령 휴게소
단풍잎
만해 시낭송
생각 덧칠
용문사 은행나무
봉안 유치원 아이들
도토리
먹이를 찾는 새
이태원의 가을
분홍 소시지
거꾸로 자라는 고드름
해설 _그리움, 그 안 오롯한 삶의 시간들
박철영(시인·문학평론가)
저자 약력
· 남해출생 남양주 거주
· 『시와 편견』등단
· 시집 『동심원 연가』 『남해로 가는 능내역 기적소리』 『나를 기다리고 있었을까요』
· 신정문학전체대상, 안정복문학상, 한국시인협회 특별상, 남명문학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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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인숙 시집
상상인 시인선 050 | 2024년 3월 7일 발간 | 정가 12,000원 | 128*205 | 164쪽
ISBN 979-11-93093-45-0(03810)
도서출판 상상인 | (06621) 서울시 서초구 서초대로 74길 29, 90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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