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간 상상인 문예지 2024년 봄호(통권 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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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자신이 주인이라고 생각할 때 우리는 끝없이 흔들리고 망설이게 된다. 왜냐하면, 자신이 송두리째 책임져야 하는 삶의 무게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문학을 포함한 예술도 마찬가지이다. 자신을 솔직하게 표현해야 하고, 자신의 욕망의 정동을 드러내야 하는 예술에서 흔들림은 자연스러운 것이다.
⋅<상상인 프롤로그> 부분_ 황정산(본지 주간)
쓸모로 존재 증명을 요구받는 시대에 시는 오히려 쓸모없음으로 존재 가치를 빛낸다. 시의 남다름은 바로 여기에 있다. 쓸모로 평가되거나 재단되지 않으며 쓸모를 가뿐히 벗어나거나 넘어서는 세계야말로 시의 자리이자 시의 세계이다.
⋅<기획특집_시가 할 수 있는 것> 부분_ 이경수(문학평론가)
시는 늘 위기였다. 시사詩史의 면면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웃음소리보다는 울음과 비명소리가 가득하다. 시는 가장 참혹한 시공간에 뿌리를 내리고 서서히 꽃대를 키워 올려 폐허 위에 붉게 피어오르는 한 송이 꽃이었다. 십자군 전쟁이 인류의 의학 발전에 획기적 전환을 이루었던 것처럼 고통과 슬픔과 절멸의 역사와 그 직후가 시의 전성기이다. 불안과 위기의식이 더욱 시에게 박차를 가한다. 그런데 나의 우리의 ‘지금, 여기’는 이 모든 것을 낭만의 레토릭으로 만들어 버린다.
⋅<기획특집_시가 할 수 있는 것> 부분_ 전형철(시인)
2024년 상상인 신춘문예 당선 시부문 도은 윤은주 / 수필부문 김태호
숨결만으로 ‘의미’를 드러내는 과정이 시 속에 스며들었다는 도은 시인과 시를 읽으면서 시를 쓴 사람이 궁금했다는 윤은주 시인의 심사평에서와 같이 참 매력 있는 두 분의 시작詩作활동이 기대된다. 수필부문 당선자는 김태호 수필가다. 혐오가 만연하는 지금 우리 시대에 꼭 필요한 시의적절한 글이어서 더 좋았다.
심사평 부분_ 심사위원 황정산(문학평론가) 이병률(시인)
제2회 상상인작품상 조선의
입술은 오랫동안 신의 물음에 답하지 못했다
도달하지 않은 실체에 앞서 변설되는 문장들
- 수상작 「도달하지 않은 입의 문장」 부분
포커스 성윤석
먼지 속에 섞여 있는 먼지처럼 낙엽 속에 한 낙엽을 차지하고 있는 낙엽처럼 사람 속에 한 사람이 되어 있는 사람처럼 깻잎 위에 맺힌 이슬방울 옆의 이슬처럼 반짝이는 물빛을 이루는 물빛 하나처럼
- 신작시 「존재감」 부분
특집조명 여성민
이별은 타인의 집에서 잠든 얼굴을 찾아 순회하는 선한 목자입니다
얼굴에 묻은 쑥이며 별빛이며 고린도서며 위험한 것을 두고 나는 언덕을 내려온 선한 사람입니다
- 신작시 「기적」 부분_
여성민 작품론 _ 김효숙
그 어떤 이즘으로도 사랑을 온전히 정의하지 못하지만 시는 모든 이즘과의 불화, 개념 해체를 거치면서 사랑의 기하학을 언어화한다. 여성민은, 사랑은 금지로부터의 자유라는 세간의 인식을 멈춰 세우고 그 금지의 윤리가 작동하는 방식을 말한다. 사랑과 이별 사이에 끼어드는 계율은 급기야 ‘사회주의’로까지 확장한다. 매일같이 사랑과 이별하는 경우를 ‘퇴근’에 빗대면서 자신의 사랑이 ‘빛’이 있을 동안에 가능한 것임을 전한다.
시인은 이별이 인류를 죄악에서 구원한다면서 이별이 “종교적”이기까지 하다는 역설로 사랑이 불가능한 시대를 짚어내고 있다.
⋅ <아디아포라의 시 : 사랑과 이별의 윤리> 부분 _ 김효숙(문학평론가)
제4회 선경문학상 하기정
어제와 마찬가지로 그는 늘 미안해서
안녕이 없는 사람
그리하여 그는 돈을 받지 않고도
아름답고 처절하게 잘도 팔았다
-수상작 「나의 아름다운 캐릭터」 부분
제1회 선경작가상 배세복
정말 매미를 잡아 날개를 떼도
소리를 낼 수 있을까
왜 산 것들은 죽기 전까지 우는 것일까
- 수상작 「추녀는 치솟고」 부분
목차
처음 지구를 들어 올린 딴따라 · 002
상상인 프롤로그
지조 없이 불순하게 _ 황정산 · 022
기획 특집 시가 할 수 있는 것
그럼에도 시는…… 그러니까 시는…… _ 이경수 · 031
쿼바디스, 시!Quo Vadis, Potica _ 전형철 · 037
2024년 상상인 신춘문예 윤은주 도 은 김태호
시부문 반려문신 외 4편 윤은주 · 046
시부문 판금의 봄 외 4편 도 은 · 059
수필부문 우리 울타리 김태호 · 073
심사평 황정산 이병률 · 081
수상작 도달하지 않은 입의 문장 · 084
심사평 마경덕 전해수 · 088
신작시 원터치 Lock 외 1편 · 090
수상작 나의 아름다운 캐릭터 외 4편 · 095
심사평 오민석 박형준 · 104
수상작 추녀는 치솟고 외 4편 · 107
심사평 오민석 박형준 · 116
신작시 존재감 외 2편 · 120
근작시 뼈의 뜀 외 1편 · 123
특집 조명 여성민
신작시 기적 외 2편 · 128
근작시 나의 아름다운 사회주의 외 1편 · 134
작품론 아디아포라의 시 : 사랑과 이별의 윤리 _ 김효숙 · 138
시 움
박송이 사람이 사람을 죽여도 될까 · 147
김학중 사라진 세계의 아름다운 책들과 세계의 섬 · 148
임혜신 카마인 레드Carmine Red · 151
이어진 집 앞에 도착해 있는 공 · 153
이승하 고통의 뜻을 알기 위하여 · 156
송기영 고독 · 158
강희안 상처의 구멍 · 159
천수호 디어 마더 · 160
박성현 새 · 162
김예강 그릇악기 · 163
김지율 간절기 · 165
도복희 역류逆流 · 166
이재연 모든 밤은 자신의 영혼을 기억하고 있다 · 168
김지명 한강에 두고 온 자정 · 170
오산하 물길 · 173
혜 원 생물의 시간 · 175
권 순 구름떡 · 177
박 잎 파꽃 속 말 한 마리 · 179
황윤현 눈 감으면 안 돼 · 180
최현선 양치기 소년 · 183
이진환 향연 · 185
김진수 소금 창고에 스민 달빛이 싱겁다 · 187
최보슬 Dreams come true · 189
김건영 청황부접 · 193
성동혁 메아리 · 196
시조 움
임성규 사금을 캐다 · 198
김계정 향기로운 그대 · 199
김수환 첩첩 · 200
박화남 심장에게 · 201
공화순 거울 도시 · 202
읽는 영화 양진호
바다를 건너는 거북이들을 위한 노래 · 204
눈 조열제
수학이 아름답다는 단상斷想 · 213
상상 초월 · 254
상상인 문예지
2024. 봄호 Vol.07
초판인쇄 2024년 2월 19일 초판발행 2024년 2월 23일 발행처 도서출판 상상인 ISSN 2765-2335 고문 염창권 주간 황정산 발행인 진혜진 편집인 오 늘 편집위원 김효숙여성민 전형철 편집장 정선희 박희연 편집실장 나종훈 혜 원 선경문학상·작가상 운영위원장 이승예 편집 세종 P&P 교정 종이시계 등록번호 서초, 사00095호 | 등록일자 2020년 9월 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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